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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체제' 스트레스… 5대 덫에 걸려 붕괴할수도"

1. 경제 엘리트 해외도피… 2. 언론·티베트 등 탄압

3. 모호한 중국의 꿈… 4. 부패 청산 불투명… 5. 경제둔화

■ WSJ, 中 지도부에 돌직구



"전인대, 공산당 정책 되풀이… 대규모 정치쇼 불과"

개혁은 긍정적이나 장기적 균열로 많은 시련 예상


중국 변호사인 왕둥예(42·가명)씨는 중국판 기러기다. 부인은 원정출산으로 낳은 아이들과 함께 미국 뉴저지에서 살고 있다. 뉴저지에 일찌감치 주택을 마련해놓았고 적당히 재산도 빼돌려놓았다. 왕씨는 "경제발전으로 돈은 벌지만 정부와 당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중국의 앞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지도부에 돌직구를 날렸다. 갈수록 굳건해지는 시진핑 독재가 중국 체제의 스트레스를 한계점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왕씨와 같은 부유층의 중국 이탈은 그 주요 조짐이다. 데이비드 섐보 워싱턴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WSJ에 게재한 '다가오는 중국의 붕괴(The Coming Chinese Crackup)'라는 칼럼에서 "중국 부자들은 조기유학, 원정출산, 해외 부동산투자 등으로 시스템이 무너지면 언제든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막대한 수의 억만장자들이 해외로 떠나는 부자 이탈을 비롯해 △정치억압 강화 △모호한 '중국의 꿈' △부패청산 성패 불투명 △경제성장 둔화 등 중국 사회의 다섯 가지 취약점이 중국의 붕괴를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왕씨와 같은 중국의 부자들이 중국을 떠나기 위해 이미 한 발을 빼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두 번째 취약점은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티베트와 위구르는 물론 언론·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영화·예술·지식인 등에 가해지고 있는 과도한 정치적 억압이다. 통제 자체에 당 지도부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중국의 꿈'으로 상징되는 시진핑 정부의 이념적 목표와 가치가 모호한 점이 중국 지도부를 흔들 수 있다고 섐보 교수는 주장한다. 과연 부패 청산이 공산당과 군부에 깊게 뿌리내린 부패의 본질을 캐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여전히 장쩌민 전 주석의 권력의 그림자가 너무 넓게 퍼져 있다는 점도 시 주석에게는 힘든 부분이다. 마지막 요인은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다. 경제성장의 둔화는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 지방정부, 국유기업 개혁 등 각종 개혁정책의 칼날을 무디게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이 불거지는 이유는 부패 청산과 시진핑 독재가 중국 사회와 경제에 주는 스트레스가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섐보 교수는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정부가 부패 청산이라는 이슈로 반대세력을 몰아내며 독재정권을 창출했다는 것이 섐보 교수뿐 아니라 서구 언론이 펴온 주장이다. 그는 "시진핑이 고르바초프가 초래한 구소련 붕괴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은 독재로 변질돼 중국의 시스템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후 광둥성을 방문해 구소련 붕괴가 주는 교훈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당시 구소련의 붕괴 원인을 △정치적 부패 △이념적 분열 △군대의 불충이라고 지적하며 고르바초프가 당 해체 선언을 했을 때 아무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을 맺었다. 시진핑 정부는 이 세 가지에 대해서는 강력한 정책을 펴고 있다. 부패 청산으로 저우융캉 등을 잡아들이고 이념적 분열을 막기 위해 당의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또 중국 인민해방군 7대군구가 '반부패 충성맹세'를 하도록 하는 등 군부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섐보 교수는 5일 개막한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자회의도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정치 쇼'로 평가한다. "(전인대 대표들이) 겉으로는 중국 정치의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하지만 모두가 앵무새처럼 중국 공산당의 정책을 되풀이하는 연극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인대에 앞서 수차례의 상무회의 등에서 정책이 조율된 후 전인대에 상정되는 독특한 중국의 정치의사결정은 서구식 의회 민주주의의 시각에서 볼 때 '거수기'로 평가된다.

섐보 교수는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도 중국의 붕괴가 당장 눈앞에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거칠고 때론 독선적인 정책이 한쪽이라면 각종 개혁정책은 중국의 새로운 발전을 이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섐보 교수도 "일부 전문가들은 시진핑의 앞선 5년이 다소 거친 만큼 후반 5년은 더 빠른 개혁과 개방을 위한 준비기간이 될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특정 이벤트(권력투쟁·쿠데타) 등으로 붕괴될 것이라는 예측은 무리"라면서 "다만 장기적인 균열이 통치자로서의 시진핑에게 많은 시련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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