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막내’ 기보배, 토리노의 눈물이 환희의 눈물로

작년 세계선수권 32강 탈락 딛고 金 과녁 뚫어…한국 여자양궁, 세트제 도입 등 극심한 견제 속에서도 1984년 이래 7번째 올림픽 금메달 수확

기보배(24ㆍ광주광역시청)는 뒤늦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 최고가 세계 최고인 한국에서 국가대표 발탁은 올림픽 금메달만큼이나 어려웠다. 이 같은 시련을 되갚기라도 하듯 기보배는 대학 졸업 직후인 2010년 2월 태극마크를 달자마자 작심한 듯 트로피를 수집했다. 월드컵에서 2회 연속으로 단체전 금메달에 힘을 보탰고 개인전에서도 금 1,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하지만 우여곡절도 있었다. 기보배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8강에서 탈락한데 이어 세계랭킹 1위로 나선 지난해 토리노 세계선수권에서도 32강에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한경희ㆍ정다소미와 함께 출전한 단체전에서 역시 동메달에 머물렀다. 한국 여자양궁이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놓치기는 1985년 이후 26년 만이었다. 개인전 노메달은 1981년 이후 30년 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런던 올림픽. 기대보다 불안감이 컸던 무대에서 기보배는 토리노에서의 눈물을 환희의 눈물로 바꿨다. 처음 국가대표에 승선했던 2년 전의 거침없던 신궁으로 돌아온 것이다. 기보배는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슛오프(연장) 접전 끝에 아이다 로만(멕시코)을 세트 스코어 6대5로 꺾고 짜릿한 금메달을 꽉 깨물었다. 승부처였던 4세트에서 세 발 연속 10점을 맞힌 게 밑거름이 됐다. 최현주가 16강에서 탈락하고 이성진도 8강에서 떨어지는 심상찮은 기류 속에서도 ‘막내’ 기보배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금빛 시위를 당겼다.



단체전에 이어 올림픽 2관왕에 등극한 기보배는 애국가가 흐르는 시상대 위에서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이로써 한국 여자양궁은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8차례 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7차례나 개인전 금메달을 지키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박성현)로 연속 금메달 행진은 ‘6’에서 멈췄지만 바로 4년 뒤 보란 듯 일어서 제2의 장기집권을 예고한 것이다. 세계 양궁은 한국 여자 대표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종목 특성과 맞지도 않는 세트제(세트별 승점 0~2로 5세트 진행ㆍ이전 세트 점수는 소멸)를 도입했지만 승부가 조금 아슬아슬해졌을 뿐 대세에는 금도 가지 않았다.

경기 후 기보배는 “개인전 금메달은 사실 생각 못했다. 광주에서 응원하고 계실 부모님과 팀원 선수 언니들을 가장 보고 싶다”며 “부담이 컸지만 2관왕에 성공했다. 양궁을 사랑해주시는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