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우車 현대엔 못줘"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우차 입찰에 따른 현대자동차의 독점 여부를 본격 검토하고 나서면서 대우차 인수에 총력전을 펼쳐온 현대에 비상이 걸렸다.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3일 “현대차가 기아차에 이어 대우차까지 인수할 경우 독점에 가까운 상태가 된다”며 현대의 대우차 인수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이 승용 상용부문 등이 다르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현대가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점유율 구조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도 최근 “현대가 대우차마저 인수한다면 자동차시장이 1개사에 의해 독점되는 상황이 벌어져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동차는 일반 소비재산업과 달리 수입대체가 어렵고 이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점이 파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가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외국 자동차 업체와 제휴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우차를 인수하더라도 독점문제는 제기될 수 있다”며 현대의 대우차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현대차는 대우차 입찰을 놓고 최근 외국업체와의 컨소시엄도 여의치 않은데다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현대그룹 차원의 인수자금 마련마저 어려운 상태에서 공정위의 이같은 견해가 나오자 난감한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자동차 시장 독점 문제는 개방화의 추세를 걷고 있는 국내외 자동차 시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단견”이라며 “지금은 독과점 여부보다는 치열해지는 세계 자동차 시장 판도에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mail]

입력시간 2000/04/04 1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