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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정모(35)씨는 최근 허리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엑스레이 촬영결과 '골반변형'이었다. 양쪽의 골반 높이가 달라져 요통이 생긴 것이다. 문제는 그의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이었다. 지갑이나 휴대폰을 뒷 주머니에 늘 넣어놓고 다녔고 앉아있을 때는 다리를 자주 꼬곤 했던 것.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행하는 생활습관이 각종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질병을 부르는 좋지않은 습관들을 모아봤다. ◇뒷주머니에 물건 넣고 앉으면 골반변형 초래=남성들의 경우 바지 뒷주머니에 휴대폰이나 지갑을 넣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수 있다. 특히 윗저고리를 안입는 여름철일 경우 더욱 많아진다. 이 경우 삐뚤어진 골반으로 인해 요통이 유발 될 수 있다. 뒷주머니에 물건을 넣은 채 앉게 되면 물건이 있는 쪽 골반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 이런 자세가 지속될 경우 요통을 비롯해 만성피로감, 혈액순환장애 등 각종 질병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습관적으로 한 방향으로만 다리를 꼬고 앉을 경우 골반이 틀어져 척추에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쪽 골반에 체중이 과하게 실려 비뚤어진 골반이 허리근육에 무리를 줘 만성요통을 유발할 수 있다. ◇전화 받으며 컴퓨터 자판치는 것은 금물=기자 최모씨의 경우 늘 전화를 하거나 받으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다. 이때 전화 수화기는 한쪽 어깨와 머리사이에 삐딱하게 끼어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처럼 목을 한쪽으로 심하게 구부리고 어깨에 힘을 주는 자세로 장시간 전화를 받을 경우 목 옆과 뒤쪽의 근육은 물론 등쪽의 견갑골(날개뼈)과 어깨주변의 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이 경우 사무직 종사자가 가장 잘 걸리는, 어깨ㆍ목ㆍ팔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이른바 '경견완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보통사람의 경우 한쪽으로만 전화를 받기 마련인데 장시간 한쪽으로만 통화할 경우 일시적인 '소음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통화시간이 길어질 경우 양쪽으로 번갈아 가며 받는 것이 좋다. 전화 통화량이 많은 직종의 경우 헤드셋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으로 턱 괴면 턱 관절 장애 가능성=오랜 시간 사무실에 있다 보면 회의를 하거나 모니터를 보고 일할 때 손으로 턱을 괴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습관은 한 쪽 어깨에만 하중을 실어 어깨가 기울어지게 되며 심하면 턱이 잘 안 벌어지고 소리가 나는 등의 턱관절 장애까지 불러올 수 있다. 턱의 균형이 무너지면 얼굴의 대칭이 깨지고 결국 몸 전체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실제 턱 관절 장애가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무릎 성장통 등으로 번져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한 쪽으로만 맨 가방이 멋있다?=보통 가방을 맬 때 한쪽 어깨로만 매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남학생들은 무거운 책가방도 패션이나 외모 때문에 한쪽 어깨에 걸쳐 들고 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방을 한쪽 어깨로 메는 습관은, 양쪽 어깨에 주어지는 하중의 차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신체의 좌우 균형을 어긋나게 한다.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달라져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척추이상은 물론 골반까지 틀어지게 만들어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짐이 많을 때는 가방을 분산해 양쪽 손에 균형 있게 들거나, 배낭에 짐을 넣어 양쪽 어깨에 메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부득이 하게 한쪽으로만 멜 경우에도 오른쪽, 왼쪽으로 바꿔가며 메도록 하는 게 좋다. ◇노트북은 받침대 사용하는게 좋아=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직업병’이 바로 거북목 증후군이다. 눈높이 보다 낮은 컴퓨터 모니터를 오랜 시간 내려다 보는 바람에 목 뒷부분의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굳어지는 증상이다. 데스크톱은 물론이고, 노트북의 경우 바람직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 목을 앞으로 뺀 상태에서 화면을 바라보게 되는데, 노트북 이용 시에는 눈높이가 더 낮아지기 때문에 목에 더 큰 무리가 가게 된다. 노트북을 사용할 때는 책을 여러 권 쌓거나 두꺼운 상자 위에 올려놓고 쓰는 것이 좋다. 노트북 받침대를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눈 높이를 맞춰주어 좋은 자세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키보드의 경사도도 높아져 직장인들이 흔히 겪는 손목 관절 통증도 예방할 수 있다. 자리에 앉을 때는 어깨를 뒤로 젖혀 가슴을 펴고, 적어도 1~2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틈틈이 목 스트레칭을 해 주어야 한다. ◇엎드려 자는 낮잠 디스크 유발=잠깐의 낮잠이 일의 효율을 높여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척추 건강에는 나쁜 영향을 준다. 팔을 베개 삼아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직장에서의 낮잠 자세인데, 이는 디스크에 심한 압력을 주어, 디스크를 밖으로 밀어내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시키기 쉽다. 통증이 만성화되면 더 심한 척추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 기능의 약화와 좌우측 근육의 불균형으로 척추측만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머리를 의자 뒤로 젖히고 팔짱을 낀 채 자는 자세도 건강에 위협적인 것은 마찬가지. 수면 중 고개가 뒤나 옆으로 꺾이게 되는데 이 때 경추 후부 관절질환 및 목 근육 통증, 인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정 낮잠을 자야 할 경우 가급적 휴게실 소파 등 편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좋다. (도움말=이영상 분당제생병원 정형외과 과장, 박영식 연세사랑병원 소장, 김미정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임기정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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