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은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수년 뒤 일본 국채가격 급락에 대비하기 위한 위기관리계획을 지난해 말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2일 보도했다. 미쓰비시도쿄UFJ는 42조엔 규모에 달하는 일본 국채를 보유해 채권가격이 급락할 경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어도 수조엔에 달하는 국채를 단시일 내 팔아 치워야 할 수도 있는 입장이다.
미쓰비시도쿄UFJ는 일본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ㆍ환율 등 총 30개 지표를 분석해 국채가격 급락 조짐이 나타나면 곧바로 매각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은행은 오는 2016년 무렵 일본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현재의 1% 수준에서 3.5%까지 급등(가격 급락)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약 1,000조엔에 달하는 국가부채 가운데 750조엔을 국채발행을 통해 차입하고 있다. 국채의 90%는 국내 투자자가 소화하고 있으며, 특히 은행권은 전체의 38%를 보유한 최대 투자처에 해당한다.
이에 앞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을 예견했던 미국 헤지펀드 헤이먼캐피털매니지먼트의 카일 버스 대표도 지난달 말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국채의 거품이 18개월 안에 붕괴할 것"이라며 "손실을 피하기 위해 일본 투자자들은 엔화자산을 최대한 던져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버스 대표는 이어 "일본이 2~3년 안에 그리스 같은 채무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비관적 견해를 제시했다.
아사히신문은 "지금은 국채가 안전자산으로서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재정재건 전망이 서지 않아 장래에 대한 불안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일본 재무성은 2조1,000억엔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를 최저낙찰가격 100.32엔, 낙찰수익률 평균 0.963%라는 시장 예상치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성공리에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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