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선개입 의혹으로 국정원이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국정원이 관여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국이 예측할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8일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하고 인명살상 방안을 협의한 혐의(내란음모 등)로 이날 이 의원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을 체포했다.
진보당이 “용공 조작극이자 공안탄압”이라며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선 가운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공안 이슈의 민감성을 고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역 의원인 이 의원이 국정원과 검찰이 확보한 자료대로 '총기확보 지시'를 포함한 내란 혐의를 적용받아 체포될 경우 충격파가 상당할 전망이다.
진보당의 정치적 타격은 말할 것도 없고, 국정원 댓글의혹 국정조사 파행을 계기로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도 동력을 적잖이 상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 의원이 무혐의로 드러날 경우에는 국정원은 물론 여권 전체가 파장을 가늠키 어려운 '역풍'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28일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정권이 2013년 유신독재 체제를 선포했다”면서 “부정선거 실체가 드러나 초유의 위기에 몰린 청와대와 국정원이 유신시대의 용공 조작극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충격을 넘어서 공포감마저 든다”면서 “이 의원을 포함한 진보당 관계자들이 진정 떳떳하다면 압수수색을 방해하지 말고 검찰의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국정원이 국회까지 들어와 현역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하는 사태를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회계연도 예산의 결산 심의를 위한 8월 임시국회도 한 치의 양보 없는 여야 대치 속에서 성과없이 막을 내렸다.
국회는 이날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민주당의 불참 속에 파행했다.
새누리당은 29~30일, 민주당은 29일 각각 의원 연찬회를 열 예정이어서 회기를 이틀 남긴 8월 결산국회는 사실상 이날로 문을 닫았다.
9월 2일 개회하는 정기국회에 들어가서야 결산 심의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되나 현재의 정국 기상도로 볼 때 정기국회도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면서 추석 연휴까지 공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야는 이날도 ‘마이웨이’를 고집하면서 대치 정국을 풀 해법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장외투쟁 강화 및 장기화에 대비했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둘러싼 청와대와 민주당의 충돌 속에 입지가 축소된 새누리당 지도부는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어 정책 사안을 챙기는데 주력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숙투쟁은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외치는 국민과 민주당이 함께 하는 민주주의 회복운동의 일환”이라며 “이렇게 끝낼거면 (장외투쟁에) 나오지도 않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국회로 복귀할 명분을 찾고 있는데 국회법에 따라 9월2일 정기국회가 자동으로 개의하는 것만으로도 명분은 충분하다”면서 민주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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