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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년 8개월만의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서둘러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대표단이 마라톤 협상을 거쳐 다음달 20일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로 8일 합의했다. 지난번 '8·25 합의' 이후 나온 첫 후속조치로 이산가족의 아픔을 생각하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남북은 1985년 처음으로 고향 방문단을 교환한 후 2000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19차례의 상봉 행사를 열었다. 이를 통해 상봉의 기쁨을 누린 이산가족은 2,000명 정도로 그동안 30년의 세월이 지난 것을 고려하면 1년에 100명도 채 만나지 못한 셈이다. 이번 합의로 만나는 이산가족도 남북이 각각 100명에 불과하다니 기대에 못 미친 것도 사실이다. 현재 이산가족 정보 시스템에 등록한 상봉 신청자 중 6만3,406명은 이미 숨졌고 6만6,292명만이 살아 있다. 그나마 살아 있는 이산가족도 대부분 고령인 상황에서 이런 일회성 행사로는 전체 이산가족이 상봉의 기쁨을 누리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리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해 이번 협상에서 전면적 생사주소 확인을 위한 명단 교환, 서신 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에 정성을 쏟았지만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남북한은 이런 염원을 깊이 새겨 이산가족 상봉이 정치·군사적 긴장 등 외부 영향에 좌우되지 않고 정례화할 수 있도록 적십자 본회담 등 고위급 협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북한은 지난번 공동보도문에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한다'라고 명시한 사실을 유념해 도발행위를 포기하고 후속 합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으로 모처럼 조성된 남북 간 우호 분위기를 살려 경제교류의 물꼬를 트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일각에서는 이를 위해 천안함 폭침으로 촉발된 '5·24 조치'의 해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북의 분명한 사과 없이 해제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 남북 문제는 8·25 합의 과정에서 새삼 입증됐듯이 분명한 원칙에 따라 대화로 해결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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