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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방미] 美中 실업인협회 연설

백악관 나선 胡주석 "대만·티베트 등 핵심이익 양보 못한다"<br>양국 모호하게 봉합된 부분 작심한듯 확실한 선 그어<br>미국내 中 위협론 의식 "패권·팽창주의 없다" 강조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백악관 행사 일정을 마치자 작심한 듯 핵심이익은 양보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미국 내에 일고 있는 중국 위협론을 의식해 "중국은 앞으로 패권이나 팽창주의 정책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중 관계위원회와 미중 실업인협회가 주최한 오찬행사에 참석, 미국 기업인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후 주석은 전날 정상회담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에 모호하게 봉합된 부분에 대해서는 강공원칙을 밝히는 등 확실한 선을 그은 것이다. G2로서 전략적 협력은 하되 중국이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은 어떻게든 지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바로 중국이 줄기차게 상호신뢰와 인정의 바탕 위에서 미국에 요구했던 대만ㆍ티베트 영토 문제 등 중국의 '핵심이익(core interest)'이다. 지난 2009년 베이징에서의 양국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삽입됐던 핵심이익이라는 문구가 이번 성명에는 빠졌다. 그뿐이 아니다.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후 주석이 보는 앞에서 "후 주석에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의 대표들이 만나 대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전세계가 지켜보는 같은 자리에서 "우리는 인권 문제에 대해 할 일이 많다"고 발언하는 수세적 입장에 몰렸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라도 하듯 미국 방문 사흘째를 맞은 20일 후 주석은 작심한 듯 "대만ㆍ티베트 등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에 관련된 중국의 '핵심이익'이다"라며 "양국이 이들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할 경우 긴장국면이 조성될 것"이라고 공세에 나섰다. 사상 유례없는 국빈 환대 등의 화려함 속에서도 정작 중국의 중요 이익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할 말을 하지 못했다는 중국 군부 등 강경 보수세력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대만ㆍ티베트 문제는 중국 주권 및 영토 문제와 관련된 핵심적 이익이며 13억 중국인의 민족감정을 좌우지한다"며 "중국은 미국이 약속을 철저히 지켜 양국의 평화를 유지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1982년의 8ㆍ17 중미 공동성명에 따라 미국이 대만 무기판매액을 1979년 수준인 연간 4억달러 이내로 제한해야 하는데 미국은 오히려 이 성명을 위배해 대만 무기판매를 확대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하나의 정책'을 재확인했지만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에 대한 어떤 양보도 얻지 못했다. 후 주석은 기업인 연설에 앞서 찾은 미 의회 지도자들에게서 인권ㆍ티베트 문제에 대해 '설교(?)를 들어야 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중국정부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사오보의 노르웨이 수상식 참석을 불허하는 등 인권 문제와 티베트 등에 대한 우려를 후 주석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위안화 이슈, 무역불균형 등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지적을 받아야 했다. 후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과 건설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지만 여전이 많은 잠재 갈등과 걸림돌이 남아 있다는 것을 실감한 시간이었다. 한편 20일 저녁 시카고로 이동한 후 주석은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 등과 만찬을 가진 데 이어 21일에는 시카고 소재 고등학교의 공자학원과 중국계 자동차 부품공장을 둘러본 후 3박4일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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