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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GDP 60%… 국가재정 이미 빨간 불 켜졌다
■도마위 오른 재정문제건전재정포럼 출범강봉균·강경식·진념 등 전직 경제수장들 참석포퓰리즘 정책 시행땐 "경제위기 커질것" 경고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전^현직 경제각료들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건전재정포럼 창립식에 참석해 모임의 발족을 박수로 축하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우리나라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이미 '적색경보'가 켜졌다는 분석이 전직 경제정책의 수장들로부터 나왔다. 국제기준에 맞춰볼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60%에 육박하는 국가부채비율은 이미 재정위기의 트랙(경로)에 들어섰다는 주장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남발한 포퓰리즘 정책이 시행될 경우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했던 재정이 무너지며 우리 경제가 더 큰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됐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대표로 한 '건전재정포럼'은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강 대표는 창립사에서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과도한 복지확충이나 미래성장동력을 저해하는 공약을 채택할 것이 우려된다"며 "여야 정당 및 대선후보의 선거공약이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유력 대선후보 초청 복지공약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건전재정을 지지하는 세를 결집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 대표 외에도 강경식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전 경제부총리), 진념 삼정KPMG고문(전 경제부총리) 등 전직 경제부총리 및 장차관ㆍ언론계ㆍ학계 등 각계인사들이 참석했다. 강경식 이사장은 "박정희 대통령은 직접 지시한 예산이 삭감돼도 아무 말 없이 수용했고 전두환 대통령 역시 제로베이스 예산편성, 세출예산 동결 등 극약처방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법이 가시화될 때까지 결코 '복지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화만으로도 2050년 국가채무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보다 30% 이상 높은 128~136%로 악화된다"며 "국가재정운용계획의 기본틀 개정주기를 대통령 임기와 일치시켜 재정건전성과 정부평가가 연계하는 한편 50년 미래를 설계하는 장기재정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발생주의 회계기준을 적용한 우리나라 국가부채 규모는 774조원으로 GDP 대비 60% 수준인데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우리나라 재정의 지속가능성에는 이미 적색경보가 켜졌다"며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관리방안 외에도 공기업 부채를 적정수준으로 줄이는 등 재정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포럼 창립식 축사에서 "정부가 가야 할 형극의 길에 포럼이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파수꾼이자 나침반이 돼달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복지공약에 소요되는 예산을 추산해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뭇매를 맞은 박 장관이 선배 장관들에게 공약검증을 에둘러 부탁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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