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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28일] 재정부의 커뮤니케이션

27일 정부 과천청사 지하 대강당. 250명의 기획재정부 직원들이 안철수 카이스트대 석좌교수의 강연을 경청했다. 귀에 새겨들을 만한 많은 말이 있었지만 개중 "21세기 인재형으로 불린 도요타의 T자형 인재에는 커뮤니케이션이 빠져 있다"는 부분은 지금 재정부가 처한 상황과 견줘볼 때 여러 부분에서 곱씹어볼 만했다. T자형 인재가 여러모로 능통한 인재를 일컫지만 정작 정책 구사에서 가장 중요한 '소통의 미학'은 부족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울긋불긋 물든 과천청사의 단풍처럼 요즘 과천은 정부 부처의 각기 다른 목소리로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다. 논란의 중심에는 임시투자세액공제가 있다. 정치인 장관이 오면서 정통 관료와 부딪힐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정책 조율'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임투세액공제에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재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임투세액공제 폐지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여야 정치권은 물론 같은 정부 부처인 지식경제부까지 반발하고 있다. 물론 국정감사 이후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한발 물러나며 조세특위에서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같은 과천청사 안에서도 1동(재정부)과 3동(지식경제부)의 의견은 극과 극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금융감독체제 개편도 정부 내에서는 여전히 딴 목소리다.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 한국은행ㆍ재정부 등 워낙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다 보니 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태스크포스까지 만들었는데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부터 금융감독체제 개편을 논의하겠다는 윤 장관의 모호한 말은 한은법 개정이라는 핫이슈를 일단 미뤄보자는 면피성 발언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 내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정부 부처 내에서도 똑같은 사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배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안 교수는 이날 강연 말미 재정부 강연 주제로 커뮤니케이션을 선택한 이유를 "재정부는 모든 부처와 조율해 업무를 처리하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의 강연이 컨트롤타워를 자처하는 재정부에 좋은 약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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