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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넘는다]포항제철
입력2001-11-29 00:00:00
수정
2001.11.29 00:00:00
회장이 고객중심 경영 앞장… '세계최고 흑자 철강社' 고수"재고는 죄악이다. 회사 내 재고뿐만 아니라 고객사들의 재고도 줄여야 한다."
유상부 포철 회장이 최근 프로세스 혁신(PI)을 통한 재고축소를 독려하면서 회사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유 회장은 지난 7월 포철의 새로운 업무통합 시스템인 포스피아(POSPIA)가 본격 가동되자 고객만족(CS) 경영에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적인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고객서비스 강화'라는 새로운 전략을 도입한 것.
세계 최고의 제철소로 생산현장 중심의 경영을 해왔던 포철의 이 같은 변신은 생산이 아닌 시장 중심,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는다.
유 회장이 시장을 주목하는 것은 '지금은 물건이 부족해서 못 파는 시대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못 파는 시대'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극심한 공급부족을 겪었던 국내 철강재 수요는 이제 과잉상태로 접어들었다. 세계적으로도 철강사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철강재 가격이 20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춰 유 회장은 지금까지 포철의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알려져왔으면서도 누구도 손대기 어려웠던 고객 서비스 부문에 메스를 댔다.
포철은 고객만족 경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도입하고 있다.
우선 ▲ 직원 의식개혁 운동 ▲ 판매제도 개선 ▲ 고객 만족 인프라 구축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권위적이고 관료적이라는 평을 받아왔던 포철 임직원들의 대고객 마인드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강도 높은 인사조치와 함께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9월 처음으로 고객 서비스 강화에 기여한 우수부서와 직원들을 포상한 데 이어 비즈니스매너 교육, CS캠페인, 전화예절 모니터링제를 지속적으로 확대ㆍ강화하고 있다.
또 판매부서의 인력을 500명 정도로 늘려 판매실명제를 새로 도입하고 대형 고객사의 경우 1인1사 전담체제를 구축했다.
판매제도면에서는 5억원 이하의 판매대금 결제권을 실장에서 팀장으로 하향 조정하고 12월부터는 고객의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 계약서상의 납기와 다르더라도 고객이 실제로 인수를 희망하는 날짜에 선적이 이뤄지도록 했다.
68년 창사 이래 한번도 흑자경영을 놓친 적이 없는 포철은 유 회장의 변신주도를 바탕으로 올해도 매출 11조2,000억원에 8,1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가 실현되면 포철은 세계 최고의 흑자를 내는 철강기업으로의 위상을 계속 지키게 된다.
포철은 최근의 고객중심 경영이 전통적인 원가경쟁력의 우위에다 고객과의 유대 강화를 통한 시장경쟁력을 하나 더 추가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수희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철강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포철이 13%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놀랍다"며 "최근의 고객중심 경영은 장기적으로 포철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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