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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도와주세요." 국내 체류 중인 일본인 유학생들이 사상 최악의 지진 피해를 입은 고국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화여대 일본 유학생들은 16일 정오부터 캠퍼스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교환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모금단은 일주일 동안 교내 재학생을 대상으로 성금을 모아 일본 적십자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모금 활동을 제안한 교환학생 아키코 콘도(20)씨는 "일본이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데 유학을 와 있는 형편이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모금에 나섰다"며 "플래카드 만드는 것에서부터 모금 현장에 나오는 것까지 프랑스∙미국 등 외국 친구들은 물론 한국 학생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일본 유학생들 역시 이날부터 열리는 동아리 박람회에 성금 모금을 위한 부스를 설치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이달 말까지 자발적으로 교내 강의실을 돌며 강의 시작 전 학생들에게 지진피해 돕기 성금 모금을 위한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 학교 마사후미(27)씨는 "성금 모금 내용을 페이스북 내에 '고려대 일본 유학생 동북지방 구호 지원'을 만들어 널리 알리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참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일본 유학생회 역시 교내 글로벌라운지와 한국어학당 사무실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성금 모금에 들어갔으며 한국에 와 있는 일본 유학생들이 만든 '일본회'에서도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성금을 모집하고 있다. 한국 대학과 어학당 등으로 유학을 온 재일대한민국 민단(민단) 소속 청년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수학생(修學生)회도 "국적은 한국이지만 고향이나 다름없는 일본을 돕자"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은 일본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는 대학 74개를 중심으로 모금활동을 알렸고 이 가운데 교내 모금을 허락한 곳에 직접 모금함을 들고 가 한국 대학생들의 기부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 14일 처음으로 연세대에서 진행된 교내 모금활동은 2시간30분 만에 167만원이 모였고 서울대와 이화여대, 한양대에서 펼쳐진 15일 모금에서는 하루 만에 450만여원이 쌓일 정도로 국내 학생들의 호응이 크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형택(24)씨는 "역사적 앙금이 아직 남아 있어서 모금을 시작할 때만 해도 반응이 싸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반응이 뜨거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재일동포는 물론 한국과 일본 국민들이 좋은 연결고리를 맺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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