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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늘어난 45만개 일자리 중 경제성장에 힘입어 생긴 신규 일자리가 20만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베이비부머 등이 은퇴한 후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생긴 '의미가 떨어지는' 일자리라는 뜻이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최근 고용과 경기 상황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라는 보고서에서 "고용 사정 개선을 위해 내수 기반 강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취업자 수가 경기 역행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령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4%로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계속 하락했다. 반면 취업자는 2ㆍ4분기 1.8%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새로 생긴 일자리가 대부분 불안정한 '생계형'이라는 것이다.
임 연구위원은 "올 상반기 중 성장으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20만개에 그쳤다"며 "나머지 25만개는 여성이나 중ㆍ고령층 등 기존의 고용 취약계층이 일자리 찾기에 뛰어들며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50대 여성층에서 자녀 교육비나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을 위해 직업을 갖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들의 일자리는 대부분 단기 근로,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등 불완전취업 부문에서 생겨났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며 경기 상황과 무관한 취업자 수 변동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경제성장이 둔화하더라도 대규모 고용 위축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경제 부진이 장기화하면 내수 산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고용 여건이 크게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고용 사정 개선을 위해 골목상권ㆍ전통시장 등 내수 기반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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