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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이형승 IBK투자증권 사장


이형승(오른쪽) IBK투자증권 사장이 에디 쩡롱화 FA시스템즈 회장과 코스닥 상장을 위한 대표주관계약 체결을 체결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내년 하반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FA시스템즈는 싱가포르 기업으로는 한국 증시에 최초로 1차 상장을 시도하고 있는 업체다. /사진제공=IBK투자증권


# 지난 2000년 가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안철수 당시 안철수연구소 사장과 만나 대기업과 벤처기업간의 상생 모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대기업의 경영 노하우와 자본, 벤처기업의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 보자는 쪽으로 생각이 모아졌다. 이들이 찾아낸 새 사업모델은 인터넷은행이었다. 당시 붐을 이루고 있던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금융업을 해보자는 취지였다. 문제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이끌 적임자를 찾는 것이었다. 처음 등장하는 사업모델이다 보니 이를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함께 갖춘 적임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때 최 회장과 안 사장이 여러 지원자 가운데 발탁한 인물이 바로 이형승 현 IBK투자증권 사장이다. 이 사장은 재정경제부 관료를 거쳐 당시 대기업 임원이라는 안정적인 자리에 있었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자는 생각에 대기업ㆍ벤처 기업간 상생 1호 기업인 ‘브이소사이어티’ 사장에 지원했다. 이 사장은 “벤처의 기술과 대기업의 경험을 결합해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만들어 낼 경우 훗날 한국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순탄한 인생만을 살아왔을 것만 같은 귀공자 같은 외모와는 달리 이 사장의 삶은 항상 혁신을 좇아왔다. 23세에 행정고시를 패스한 뒤 들어간 재정경제부(현재 기획재정부)사무관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도, 이후 삼성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라는 안정된 지위를 버리고 브이소사이어티 사장직을 택했던 것도 바로 이 같은 혁신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혁신에 대한 이 같은 집념은 IBK증권이라는 신생 증권사에서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펀드 백신 등 국내 최초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고, 그 결과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한 2010년 대한민국 증권대상에서 고객만족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사장이 비록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동안 평탄한 길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전교 1ㆍ2등을 다투던 실력이었지만 학력고사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대학 입시 때 원하는 학과에 들어가지 못했고, 이 때문에 대학생 초년 시절 방황만 했다던 이 사장.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주변 선배들을 따라 행시에 도전했고, 2년 만에 합격해 들어간 재경부 정책국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재경부 시절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담당하며 미래를 보는 훈련을 많이 했고,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변화의 모멘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 공무원들 사이에 팽배해 있던 현실 안주 성향에서 벗어나 혁신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던 시기가 바로 재경부 정책국에 근무하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다. “개인적 성향도 그렇지만 외환위기의 한 가운데 있으면서 혁신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는 곧바로 공무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증권업에 발을 담았다. 이 사장은 “IMF 이후 관에서 민으로의 파워 시프트(권력 이동)가 일어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IMF의 경험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금융업 중 가장 혁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증권업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1999년 삼성증권의 수석 부장으로 증권업에 첫 발을 들인 이 사장은 그 해 바로 기획 담당 이사직으로 임원 승진을 하게 된다. 당시 그의 나이 38세. 삼성증권은 물론 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었다. “당시 온라인이 활성화되기 시작해서 이 부분을 증권에 활성화하는 문제나 장외거래, 수익증권 선진화 등의 이슈를 담당했는데, 그룹에서 적응을 잘 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기업의 임원이라는 안정된 지위를 1년 8개월여만에 박차고 나온다. 좀 더 혁신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그의 성정이 또다시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은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해 만든 브이소사이어티의 초대 사장을 맡은 게 그 때다. 하지만 이후 인터넷 은행 설립을 위해 필수적이었던 정부 법률안이 무효화되고 벤처 버블이 급격히 꺼지면서 이 사장의 시도도 물거품이 됐다. 이 사장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대기업ㆍ중소기업간 상생 모델을 최태원 회장의 주도로 훨씬 앞서 실현하려 했던 것”이라며 “이후 벤처 버블이 꺼지고 경기도 안 좋아지면서 사업이 무산됐다”며 아쉬워했다. 혁신에 대한 이 사장의 이 같은 끝없는 도전은 IBK증권에 와서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2009년 IBK증권 사장에 온 뒤 펀드백신ㆍ로우컷ㆍ펀드익일환매서비스ㆍ주가연계증권(ELS)진단 서비스 등 국내 최초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어린 아이가 많이 넘어져 봐야 더 빨리 뛴다고 하지 않습니까? 증권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과감하게 시도를 해봤던 것들이 지금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의 혁신이 무르익어 IBK증권은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전후 우후죽순 들어선 증권사 중 유일하게 종합 증권사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 2008년 이후 설립된 증권사 중 홀세일(법인영업) 부문과 리테일(개인영업), 투자은행(IB), 종합자산관리서비스 등 증권업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모두 담당하고 있는 곳은 IBK증권이 유일하다. 하지만 혁신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사장은 “올해는 리테일 부문에서의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기존 증권사 영업점과는 차별화될 수 있는 지점을 내보려 한다”며 “IB쪽에서도 기존과 달리 중소기업의 라이트 타임(생애)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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