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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그룹 자금줄 역할' 논란
입력2002-07-08 00:00:00
수정
2002.07.08 00:00:00
SK글로벌이 본연의 종합상사 역할 보다 그룹의 '자금줄' 역할에 더 치중하고 있어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SK글로벌은 연초 매각한 SK텔레콤 주식자금 8,000여억원과 9월까지 SK텔레콤 주식 3.8%(340만주ㆍ1조원 규모) 전량을 처분해 법정관리중인 세계물산(옛 대우어패럴)과 두루넷의 전용회선 사업부문 및 사업권 인수 자금을 마련키로 했다.
문제는 이 같은 결정이 SK글로벌 자체의 판단이라기 보다 그룹차원의 결정이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주주 무시 경영
주주들은 종합상사인 SK글로벌이 유선 통신업체인 두루넷의 전용회선망을 인수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통부의 전용회선사업 인가도 없이 덜컥 두루넷 사업 인수를 떠맡은 것은 그룹차원의 의사결정에 지나치게 끌려 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사업 인수 과정에서 의사결정 절차상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사회 결정에 앞서 그룹 구조조정본부의 판단에 따라 회사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사업들을 떠 맡은 것은 책임경영, 투명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세계물산의 경우도 매각 주간사인 영화회계법인이 SK글로벌의 외부감사기관인 관계로 공정성에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자칫 법정소송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당초 그룹내 상호보유지분 해소를 위해 시작한 SK텔레콤 지분 매각이 회사의 경쟁력 강화보다는 타계열사의 사업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많다는 게 주주들의 입장이다.
◇내수에 주력하는 종합상사
SK글로벌은 지난해 1,3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데 이어 올 1ㆍ4분기에도 매출(4조417억원)과 영업이익(575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6%ㆍ 28% 감소하는 등 영업면에서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영업구조도 종합상사 본연의 기능인 수출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해 매출 18조원 가운데 수출 금액은 약 50억달러로 수출 비중이 절반에도 못미치는 41.7%로 5대 종합상사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수출 목표액을 40억달러로 낮춰 잡고 있어, 총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30%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99년 '터어라운드 비전'선포이후 SK유통과 SK에너지판매를 인수한 뒤부터 정보통신, 석유대리점은 물론 인터넷, 게임, 바이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수익성있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번 두루넷이나 세계물산 인수도 이 같은 회사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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