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모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대다수 서민들은 시진핑 시대의 출범을 '강 건너 불구경'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카오리페이씨는 "나와 당대회는 연관이 없지 않느냐"면서 "새로운 황제가 옹립되면 모든 게 바뀔 것이라는 사실만은 알고 있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의 한 건설노동자는 스스로를 '정치 냉담자(apolitical)'라고 밝혔다.
중국인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커지는 것은 우선 최고위급 지도자와의 스킨십 기회가 철저히 차단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시진핑의 이름 석 자 외에 취미나 식성ㆍ성격ㆍ가족관계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거의 얻지 못하며 일부 사항은 인터넷 검색마저 제한될 정도다. 지도부에 대해 인간적 친근감을 느끼기 어려운 구조다.
리더십 교체과정에 서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우휘 중앙당교 교수는 "현재 공산당은 권력기반인 인민과 거리를 두고 있어 사실상 이혼 위기에 직면했다"며 "지도자를 뽑을 기회가 없는 중국인들은 더 이상 체제에 애착을 갖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엔지니어는 "당이 대중의 지지를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당대회보다 미국 대선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영국 BBC 중문판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기가수 가오샤오쑹이 미 대선제도에 관해 제작,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 조회 수가 나흘 만에 100만건을 돌파했다. 많은 중국인들이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과정에 흥미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중국 언론들은 미국의 선거가 돈(정치자금)에 휘둘린다는 식으로 부정적인 보도를 내놓은 경우가 많았다.
BBC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후보 중 누가 백악관에 입성하느냐도 관심거리지만 이보다 스스로 지도자를 뽑는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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