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1일 기준으로 협회에 등록된 국내 펀드매니저들의 평균 연령은 40.5세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집계되기 시작한 펀드매니저의 평균 연령은 첫 해 38.2세에서 이듬해 37.9세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2011년부터 상승 추세로 전환한 뒤 올해 들어 처음으로 40세를 넘어섰다.
펀드매니저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운용 철학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시황 변동에 따른 잦은 매매로 수익을 추구하던 모습에서 최근에는 저평가된 가치주를 매수해 목표 주가에 이를 때까지 보유하는 ‘바이앤홀드(Buy&Hold)’ 전략으로 변하고 있는 것.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단기 트레이딩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기가 어려워진 측면도 있지만 투자 철학 자체가 한 층 신중해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요즘 여의도 운용업계의 트렌드는 저가 매수 후 보유하는 가치 투자”라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등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운용사들이 시장의 부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꾸준한 성과를 나타내자 다른 운용사들의 매니저들도 투자에 있어서 진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증시의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것이 상당 부분이 자산운용사들의 매매 패턴 변화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 철학뿐 아니라 일상 생활도 바뀌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가 주 고객인 증권사 법인영업부 직원들은 하나같이 영업하기가 힘들어 졌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한 증권사 법인영업부장은 “요즘 매니저들의 업무 외 주 관심사는 건강과 가족, 문화 생활”이라며 “2000년대 중반 만 하더라도 매니저들을 상대로 한 영업의 대부분은 술 아니면 골프였는데 최근에는 가족 기념일을 챙기고 뮤지컬을 예매하는 등 오히려 증권사 입장에서는 영업 하기가 더 힘들어 졌다”고 귀띔했다.
다른 증권사 법인영업부 차장은 “술을 좋아하는 매니저들도 여전히 있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줄어들었다”며 “일부 자문사들의 경우 아직도 과거와 같은 술 영업이 통하지만 운용사의 경우 특히 대형사일수록 분위기가 크게 변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