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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착각인가 아닌가

제7보(120~138)


24로 끼우고 26으로 돌려치는 이 수순. 이창호가 읽어둔 결사 항전의 수순이었다. 그냥 살기만 하자는 것이 아니라 흑대마의 목숨을 역으로 노리고 있다. 제한시간 10분의 초속기. 이미 쌍방이 초읽기에 몰려 있다. 32로 끊어서 이젠 죽기살기 수상전이다. 34는 백의 유일한 팻감. 박영훈이 37로 젖히자 검토실에서 누군가 비명을 질렀다. “안돼!” 이창호는 노타임으로 패를 해소해 버렸다. “영훈이가 착각을 한 것 같다. 흑이 다 죽었어.” 검토실의 바둑판 위에는 참고도의 수순이 즉시 그려졌다. 백8까지로 흑대마가 죽는다는 얘기였다. “아니, 가만있어 봐.” 검토실에 뒤늦고 들어온 서능욱9단이 참고도를 허물더니 새로운 가상도를 하나 만들었다. 그것은 놀랍게도 백대마가 모두 잡히는 그림이었고 잠시 후에 박영훈은 바로 그 수순을 정확히 밟아 이창호를 넉아웃시켰으니…. 도대체 참고도의 수순은 무엇이 틀린 것이었을까. (30, 36…24. 33, 38…24의 위)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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