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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기자의 무대위愛] (5) 관람 중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함께 지켜요 '공연 에티켓'

‘영화관 닌자’ / 사진 = 프린스 찰스 시네마

공연 에티켓

“따르릉~ 따르릉” “(웅~ 웅~)” “카talk!카talk!”…심지어 “마이턴!”까지.

공연을 관람하다 보면 심심찮게 휴대폰 소음을 들을 수 있다. 휴대폰 진동에서부터 모바일게임 효과음까지 소음의 범주는 상상 그 이상이다. 소음은 공연장의 규모가 작을수록 다른 관객과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매년 공연 관람객 수는 약 8% 정도 증가하고 있다지만, 관객들의 공연 에티켓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스마트폰,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얼마 전, 한 공연을 보러 갔다. 전반적으로 진지한 분위기의 연극이었다. 주인공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장면에선 긴장감과 정적이 흘렀다. “마이턴!”. 그 순간 정적을 뚫고 객석에서 명랑하게 울려퍼지던 모바일게임 진행음. 아쉽게도 그 소리와 함께 분위기와 집중력이 와장창 깨져버렸다.

본인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스마트폰이 다른 관객들에게는 민폐덩어리가 될 수 있다. 진동, 전화 벨소리,문자 알림음 등의 소음은 타 관객과 배우의 몰입을 방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소리만 문제일까. 빛도 문제다. 조명이 꺼진 어두운 객석에서 새어나오는 스마트폰의 빛은 주위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챈다. 시간을 확인하고 싶을 수도, 어떤 연락이 왔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함께 보는 공연인 만큼 타인을 위해 안내요원의 말에 따라 휴대전화를 꺼두는 것이 예의다.

=속닥속닥 이야기,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대부분 친구나 연인, 가족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다. 가족 관객의 경우, 부모들은 아이들이 공연 중 소란스럽게 굴지 않도록 유의시켜야 한다. 어른이라고 다를까. 공연 중에 이야기를 나누거나 연인끼리의 지나친 애정 행각은 뒷자리 관객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감동을 느낀 순간순간마다 친구 혹은 연인과 이야기를 나누기 보다는 공연이 끝난 후에 감정을 공유하자. 각자 나름대로 작게 말하고 작게 행동한다 해도 다른 관객들의 집중력을 흔들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래쉬,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뮤지컬 연극 등 공연 마지막엔 커튼콜이 진행된다. 출연진들이 무대에 올라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관객들은 배우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아름다운 시간이다. 커튼콜을 마치고 무대서 배우들이 내려와야 비로소 극이 끝난다. 장막이 내려오는 공연도 있지만 암전된 시간을 틈타 배우들이 퇴장하는 공연도 있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에서 발생한다. 암전이 됐을 때 카메라 플래쉬를 환히 켜놓거나 팡팡 터뜨리는 비매너는 삼가하자. 공연의 감동을 카메라에 담고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하지만 조명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면 멋진 연기를 선사한 배우들이 어둠 속에서 근사하게 사라질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영화관 닌자’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쫄쫄이 수트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일명 ‘영화관 닌자’)이 영화 상영 중에 앞좌석을 발로 차거나 전화 통화·이야기 소음을 만들어내는 등 비매너 행위를 하는 관객을 제재하는 활동을 펼친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공연장에도 ‘공연장 닌자’가 존재한다면 좋겠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 공연 보기 전 마음 속에 본인만의 ‘닌자’를 심어두고 타인에게 피해가 될 만한 행동은 자제하는 건 어떨까. 에티켓을 지키는 공연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관객 모두가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성숙한 공연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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