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그룹의 글로벌 성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최태원(사진) 회장의 '부진불생(不進不生)' 경영철학이 그룹 내에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SK㈜는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역대 최고 순위인 65위를 기록했으며 여기에는 최 회장의 주도적인 역할이 있었다고 SK는 16일 전했다. SK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에너지와 정보통신시장이 정체된 2000년대 중반부터 내세운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뜻의 부진불생 전략은 SK의 글로벌 확장과정에서 구심적인 힘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의 포춘 순위는 지난해보다 17계단이나 상승한 순위다. SK는 지난 2007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98위로 첫 100위권에 오른 후 꾸준히 순위가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SK 측은 그동안 최 회장과 그룹 전체가 강력하게 추진해온 글로벌 성장전략의 결과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2000년 중반 부진불생 슬로건과 더불어 '글로벌리티 제고'라는 화두를 그룹 경영 전반에 제시하면서 SK의 글로벌 성장을 강하게 추동했다. 그 이후 SK는 주요 사업별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수립해 현지사업 강화와 수출확대 전략을 중심으로 모든 성장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힘입어 10년 전 5조원대에 불과했던 SK그룹의 제조업 수출은 2007년 20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4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인수한 SK하이닉스까지 포함할 경우 올해 말까지 SK그룹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10조원 넘게 늘어난 5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SK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2006년 6조원에 불과하던 투자비를 지난해 9조원으로 늘린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최대 규모인 19조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채용 규모도 크게 늘려 2006년과 지난해 1,700여명과 3,000명에서 올해는 7,000여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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