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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務本 本立而道生 (군자무본 본립이도생)'
논어(論語)에 나오는 말로 군자는 기본에 힘쓰고 기본이 서면 도(道)가 생긴다는 뜻이다. 근본을 따르면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구절을 보면서 '기본 지키기'는 시공을 초월해 지금 우리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되새겨본다.
최근 기본에 충실하자는 움직임이 회계업계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외감법) 개정이 그중 하나다. 개정내용 중에는 회사의 외부감사인이 피감회사를 대신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거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을 금지하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회계감사의 목적은 회사가 작성한 재무제표에 대해 진실성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주나 금융기관 등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재무정보를 신뢰하고 다양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감사인의 책임은 그 독립성이 전제되지 않고는 고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이번 외감법 개정에서 그동안 정상적으로 진행됐어야 할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은 눈여겨봐야 한다. 이는 한국의 회계 투명성에 대한 근본 성찰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본의 재확인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법규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두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첫째, 재무제표 작성책임이 기업에 있다는 경영자의 의식을 확립하고 기업의 회계 관련 인프라와 인적자원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의 도입은 이전 규제중심의 회계기준에서 기업이 자신의 거래에 대해 원칙에 따라 해석해서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기업 자체적인 회계역량의 강화가 필수불가결하다. 이번 외감법 개정에는 재무제표의 제출시기도 명시하고 있다. 상장법인의 경우 정기 주주총회의 일정 기간 전까지 재무제표를 외부감사인과 증권선물위원회에 동시에 제출해야 한다. 결산일정을 준수하기 위한 기업의 사전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둘째, 지배기구(예 감사위원회)의 실질적 역할 수행이 중요하다. 감사인이 재무제표를 작성·지원함으로써 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를 위협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회사의 지배기구가 내부회계프로세스에 대한 모니터링 및 감사인 선임에 있어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회사 대주주 및 경영진과 독립적이고 회계 전문성을 갖춘 지배기구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제반 규정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 외부감사인을 포함한 회계 주체는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회계 투명성을 확보해나갈 수 있다. 회계업계도 기업이 투명한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더욱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기업의 내일이 곧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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