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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메밀꽃의 아우성, 고인돌의 침묵

선운사 입구~도솔암 비경에 넋잃어… 북방·남방식 고인돌 2,000기 오롯이

새하얀 메밀로 뒤덮인 고창의 가을.



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메밀꽃의 아우성, 고인돌의 침묵 선운사 입구~도솔암 비경에 넋잃어… 북방·남방식 고인돌 2,000기 오롯이 고창=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사진=고창문화원 제공 새하얀 메밀로 뒤덮인 고창의 가을.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전북 고창 하늘은 높아지고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지면서 성큼 성큼 다가오는 가을이 느껴진다. 한송이 국화꽃이 생각나는 초가을의 문턱에 '국화 옆에서'의 시인 미당 서정주의 고향인 전라북도 고창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고창에는 '나를 키운 것은 팔할이 바람'이라고 노래했던 서정주를 기리는 미당시문학관과 그를 키운 질마재의 코끝 찡한 솔바람이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메밀밭이나 형형색색 고운 단풍으로 물든 선운사를 거닐면 한층 더 깊은 가을을 만날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2000년)에 등재된 고인돌 유적지도 이색 볼거리다. ◇미당시문학관과 질마재=풍요의 땅, 고창이 낳은 시인 서정주는 1915년 고창에서 태어나 21살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으로 등단했다. 1,000여 편의 주옥 같은 작품들을 남겼는데 특히 그의 대표 시집인 '질마재 신화'는 고향으로 회귀하고 싶은 정신적 토대 위에서 창작된 것이다. 질마재는 고향 마을 부안면 선운리에 있는 고갯마루 이름으로, 그 모양이 길마(수레를 끌 때 말이나 소 등에 안장같이 얹는 제구로 '질마'는 구개음화가 안된 상태)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1㎞ 남짓에 이르는 옛길인 길마재는 미당이 서울로 길을 떠날 때도, 이 지역 사람들이 외지로 소금이나 생선을 팔러나갈 때도 이용하던 길이었다. 질마재 아래에는 폐교를 개조해 만든 미당시문학관이 서 있다. 시멘트자국이 드러나는 직사각형 모양의 시문학관에는 생전에 미당이 쓰던 원고지와 만년필이 전시돼 있다. 1층 전시실을 거쳐 전망대로 가는 나선형 계단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그가 평소 즐겨 신던 고무신이나 돋보기 안경 등 다양한 유품들과 만날 수 있다. 문학관에서 멀리 내려다 보면 바다까지 쭉 뻗은 선운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왼편에는 최근 복원된 초가집 형태의 미당 생가가, 오른 편에는 미당의 묘소가 있다. 특히 가을철에는 노랗고 하얀 국화꽃이 이 지역 곳곳에 피어 있어 미당 시심의 발원지를 오감으로 느낄수 있다. ◇봄엔 청보리밭, 가을엔 메밀밭 =고창은 예로부터 보리를 많이 재배해 왔고 지역 특성상 보리 농사가 잘 되는 곳이다. 고창의 옛 지명인 모양현의 '모'자는 보리, '양'자는 태양을 뜻해 문자 그대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을 의미한다. 강원도의 메밀밭이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산골짜기 뙈기밭에서 피어난 새하얀 꽃이 요염한 자태를 뽐낸다면 호남 평야의 광활한 들판에 펼쳐진 메밀꽃은 화려함의 규모가 다르다고 고창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보리 군락지인 공음면 선동리의 학원 농장은 매년 4~5월경에 여린 초록색 청보리가 마을을 뒤덮어 청보리밭 축제로 유명하다. 그러다 가을철에는 이 보리밭이 풍요의 상징인 새하얀 메밀로 뒤덮이면서 눈이 내린 듯 새하얀 메밀꽃이 출렁인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고창메밀꽃잔치는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는데 이맘 때 고창을 찾는 이들은 들판 가득 핀 메밀밭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숨겨진 아름다움, 천년고찰 선운사=이른 봄 고창은 동백꽃으로 둘러싸인 선운사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흥준 씨가 선운사 동백나무 군락지를 국내 최고로 칠 정도로 화려하고 선명한 색감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고창 사람들은 선운사의 가을에 더 후한 점수를 준다. 다채로운 빛깔의 낙엽과 꽃무릇으로 물든 가을철 선운사는 내장산이나 지리산의 아름다움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 선운사는 일명 도솔산이라고도 불리는 선운산 북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선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 백제 27대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선사가 신라 진흥왕의 시주를 얻어 개창했다고 한다. 전해오는 설화에 의하면 죽도포에 돌배가 떠내려와 사람들이 끌어오려고 했으나 배가 선운산 용문굴부터는 따라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듣고 검단선사가 달려가니 배가 저절로 다가왔고 배 안에는 삼존불상과 탱화, 옥돌부처, 금옷을 입은 사람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금옷을 입은 이의 품 안에서 '이 배는 인도에서 왔으며 배 안의 부처님을 인연 있는 것에 봉안하면 길이 중생을 이익케 하리라'는 편지가 있어 본래 연못이었던 자리를 메워 절을 짓게 됐다고 한다. 절 주변에는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 검단선사에게 쫓긴 이무기가 바위를 뚫고 나갔다는 용문굴, 전망이 뛰어난 만월대 등의 명소가 있으며 특히 용문굴은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선운사에서 왼편에 자리한 도솔암 마애불까지는 아름다운 숲길이 이어진다. 칠송대라는 바위 표면에 새겨진 도솔암 마애불은 차분히 앉아 있는 부처의 모습으로, 백제 위덕왕이 검단선사에게 부탁해 암벽에 불상을 조각하고 암벽 꼭대기에 동불암이라는 공중 누각을 짓게 했다고 전해진다. 전해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는 '믿거나 말거나'라지만 선운사 입구에서 도솔암까지 이르는 3㎞의 숲길이 걷노라면 은행나무가 아름드리 둘러싸고 있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아늑하고 편안하다. 아름다운 숲길 때문인지 선운사를 다녀온 연인들은 절대 헤어지지 않고 헤어진 연인도 선운사를 다녀오면 다시 재회하게 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한편 선운산 골짜기는 고창 사람들 사이에선 야생화의 천국으로 유명하며 인공에 때묻지 않은 천연 자연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인돌의 고장=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유적지는 특히 북방식, 남방식, 절충식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을 접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장소이기도 하다. 고창에만 2,000기의 고인돌이 산재해 있어 국내 고인돌의 50% 이상이 모여 있으며 한강 이남에 북방식 고인돌(일명 탁자식 고인돌)이 있는 곳은 고창이 유일하다. 고창 읍내에서 북서쪽으로 10㎞ 남짓한 지점에 자리한 고창읍 죽림리와 아산면 상갑리 일대에는 '고인돌 무덤'이 몰려 있다. 특히 청동기 시대 사람들의 무덤이 많은 이곳은 고인돌이 너무 흔해서 예전에는 어린이 놀이터나 촌로들의 휴식처로 쓰였다고 한다. 어떤 고인돌은 칠성바위, 거북바위, 마고 할머니 바위로 불리며 가족의 건강과 자녀의 성공을 기원하는 기복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고창군은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기념해 연간 수십만명의 세계 관광객이 찾는 영국 스톤헤지나 아일랜드 더블린의 뉴그랜지 거석문화 유적지처럼 고인돌 공원을 조성해 놓았으며 매년 10월 '세계 고인돌 축제'를 열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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