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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극복 함께 하자는 현대자동차 노조, 행동으로 보여라

이경훈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이 최근 임단협 교섭 자리에서 "회사가 처한 위기상황에 공감하며 노사가 함께 극복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회사가 추진 중인 시간 지키기 등 '근무도덕 향상' 노력에 노조도 협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강성 현대차 노조 대표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여론에 관계하지 않고 파업·투쟁에 치중하던 그간의 모습과는 한참 다르다.

발언 의도가 무엇이든 위기공감과 노사협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변화다. 지난달 말에도 전례에 보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신형 투싼 등 인기차종에 대한 공장 간 물량조정을 노조가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것도 노사협의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신속하게 합의안을 도출했다. 몇 달 전만 해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사측과 대립하기 일쑤였던 노조를 떠올리면 이례적이다.

노사 교섭 역사상 이번처럼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사측도 놀라워하는 모양이다. 현대차 노조의 행보는 회사가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수출·내수 모두 고전하고 있다. 자신에 차 있던 정몽구 회장도 "긴장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하자"고 주문했을 만큼 어렵다. 수입차 공세에 내수시장 점유율은 40% 밑으로 떨어졌고 엔화약세의 영향으로 북미시장 판매마저 급감하고 있다.



일부 신흥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언제 상황이 급변할지 모른다. 회사의 노력과 환율안정 덕에 무난히 헤쳐나왔던 이전 위기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경영여건은 아랑곳없이 '이익의 30% 분배'만 외치는 투쟁방식으로는 공멸을 재촉할 뿐이다. 다행인 것은 노조가 올바른 현실인식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임단협을 노린 꼼수가 아닌 진정성 있는 변화라고 믿고 싶다. 이제는 공감이나 다짐을 넘어 위기극복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노사협력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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