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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가짜 백수오' 전액 환불해준다

"최대 유통창구… 신뢰회복 우선" 6개업체 주내 공동성명서 발표<br>조사 결과 '가짜' 판명땐 환불 착수<br>"허가 내준 제품 판매했는데 최대 수천억 물어줄 상황"<br>정부 주먹구구식 행정 비판도


TV홈쇼핑에서 '가짜 백수오'를 구입한 고객에게 전액 환불해주는 방안이 마련된다. 하지만 환불 규모가 최대 수천억원에 달할 수도 있어 정부의 어설픈 대응에 애꿎은 홈쇼핑업체만 책임을 떠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6개사는 이번 주 내 '가짜 백수오' 제품의 환불과 관련한 공동성명서를 발표한다. 성명서에는 가짜 백수오로 판명난 제품을 산 고객에게 구입금액 전액을 환불해주는 내용과 함께 대국민 사과문이 담길 예정이다. 당초 전액 환불을 둘러싸고 일부 업체들이 반대 의견을 표명했지만 한국소비자원이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환불을 결정하자 전액 환불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수오 제품의 최대 유통창구가 홈쇼핑인 이상 소비자 피해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환불 금액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로 환불 조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홈쇼핑업체는 고객의 제품 구매내역을 5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백수오가 2012년부터 건강기능식품으로 등장해 본격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객들의 구매 내역을 입증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홈쇼핑업계는 환불과 함께 '가짜 백수오' 원료를 공급한 내츄럴엔도텍에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지만 보상을 받기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사태 이후 내츄럴엔도텍이 상장폐지설까지 휘말리는 등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결국 자비로 재원을 충당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진행 중인 식약처의 조사 결과에 따라 환불 대상이 되는 제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쟁점이다. 백수오는 2012년 백수오 원료 제조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이 홈앤쇼핑에 선보이면서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으로 자리잡았다. 내츄럴엔도텍은 그해 홈앤쇼핑에서 2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3년과 2014년에는 325억원과 52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백수오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경쟁 홈쇼핑업체들도 앞다퉈 백수오 열풍에 가세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3년 동안 홈쇼핑에서 판매된 백수오 제품만 2,7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홈앤쇼핑이 1,000억원어치를 판매했고 롯데홈쇼핑도 500억원대에 이른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CJ오쇼핑(035760)과 GS홈쇼핑(028150)도 200억원대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NS홈쇼핑은 10억원대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가짜 백수오 사태에서 느긋한 입장이다.

백수오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 아직 건기식 비중이 전체 홈쇼핑 매출의 10%에 못 미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홈쇼핑업체만 고객의 신뢰를 잃고 실적에도 타격을 받게 됐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은 정부가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를 내준 백수오를 판매했을 뿐인데 이제 천문학적인 금액을 배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며 "이번 사태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불신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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