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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도래지에 관광객 발길 뚝… 식당·숙박업 등 2차 피해 확산

정읍서도 AI 감염 신고<br>순천만 주말 방문객 절반으로 250석 식당 "하루 손님 두팀 뿐"

전북 고창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6일째로 접어들면서 AI로 인한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사람들이 몰리던 철새도래지 인근 식당과 숙박업소는 AI 발생 이후 방문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런 가운데 고창과 부안에 이어 정읍에서도 AI 감염 신고가 들어오는 등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여 관련업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북 정읍 고부면의 한 오리농장에서 AI 감염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지금까지 AI가 발병한 고창과 부안은 야생 가창오리떼의 월동지인 동림저수지 서쪽에 있는 반면 고부면은 북동쪽에 있다. 방역당국은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떼가 고창·부안을 넘어 활동반경 전지역에 바이러스를 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창오리의 하루 활동반경은 30~40㎞에 달한다.

이처럼 AI가 수그러들기는커녕 날로 확산되자 전국의 주요 철새도래지 인근 식당과 숙박업소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주까지 주중 3,000명, 주말이면 6,000명이 찾던 전남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은 AI가 확산된 지난주 말을 기점으로 관광객들이 절반으로 줄었다. 자연생태공원 관리를 담당하는 김광우 계장은 "순천만은 연간 230만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인데 지난 월요일부터 탐조객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생태공원 입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한석(67)씨도 "한꺼번에 250명 넘게 수용할 수 있는 큰 식당인데 어제(20일)는 하루 겨우 손님 두 팀 받고 장사를 마쳤다"며 한숨을 쉬었다.

주말이면 2,000여명의 탐조객이 찾던 금강하구도 이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인근 식당과 장항읍 일대 음식점 역시 타격이 심각하다. 서천군 관계자는 "금강하구둑에 마련된 600면의 주차장이 주말이면 꽉 찰 정도였는데 철새탐조 금지로 대부분 비어 있다"고 걱정했다.

김성만 금강하구둑 관광지구 상가번영회장은 "국립생태원 개원과 함께 겨울철 철새탐조가 인기를 끌면서 올겨울 장사가 좀 나아졌는데 AI 확산으로 겨울장사는 막을 내렸다"고 하소연했다.

닭이나 오리 요리를 직접 판매하는 음식점들도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어 울상이다.

광주 북구 유동의 일명 '오리탕 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난 일요일 이후 점심이나 저녁 식사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며 지난 2011년과 같은 AI 파동이 재연될까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고창군 해리면과 정읍에서도 추가로 AI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서 2차·3차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은 갯벌과 갈대 경관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방역조치를 취한 뒤 탐방객들의 진입이 허용되고 있으나 AI 확산이 속도를 낼 경우 이곳 역시 전면통제에 들어갈 방침이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관리하는 황선미씨는 "하루 6회씩 철새 지킴이를 통해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우리 공원도 폐쇄밖에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인근 식당과 숙박업소 역시 견뎌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순천만 입구에서 한옥펜션을 열고 있는 이인숙씨는 "다섯 개 방이 딸린 펜션인데 이번주 내내 텅 비어 있다"며 "지금도 별다른 대처방안이 없는데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우리도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남지역 지자체 역시 최대 성수기인 설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AI가 계속 확산된다면 축산농가는 물론 지역경제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고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나 구체적인 대안 마련은 쉽지 않은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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