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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금융위기 당시 주역들의 생생한 활동상

■대마불사(앤드루 로스 소킨 지음, 한울 펴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미국 행정부의 해법은 파생상품 결합채권의 대표격인 AIG는 살리는 대신 리먼브러더스는 파산시켜 낭떠러지로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대형은행은 반드시 구제해야 한다'는 이른바 '대마불사(大馬不死ㆍtoo big to fail)' 원칙의 형평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다. 뉴욕타임스에서 금융 분야 기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던 저자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관련한 의문과 궁금증, 그로 인해 얻게 된 교훈들을 전문가적 시각과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풀어 나간다.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사 200명과 모두 500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거치고 방대한 관련 자료를 토대로 금융위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티머시 가이트너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리처드 펄드 리먼브러더스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등 정치ㆍ경제계 거물급 인사들을 주인공으로 소설처럼 박진감 넘치게 펼쳐져 읽기에 부담이 없다. 주역 격인 헨리 폴슨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를 주도했던 실력자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금융 위기 사태를 어떻게 인식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화를 주고 받았는지 자세한 묘사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눈에 띈다. 폴슨과 버핏의 우정, 리먼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은행업 부문 합병 추진 등 그 동안 일반에 소개되지 않았던 뒷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파산 절차에 돌입하기 직전에 FRB가 전격적으로 AIG를 살리기로 하면서 도장을 찍기까지 숨막히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책은 한국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가 불발된 뒷이야기도 비중있게 다뤘다. 책을 번역한 금융전문가 노 다니엘은 리먼브러더스 인수 협상이 결렬된 것은 한국산업은행 담당팀이 무능했거나 실수 때문이 아니라 펄드 CEO가 마지막까지 악성 부동산 자산의 처리를 떠넘기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금융위기를 촉발한 일련의 사건을 통해 이 책에 등장하는 미국 정ㆍ재계 인사들이 '큰 금융회사는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그릇된 신념을 굳세게 붙들고 있었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이 책으로 금융 저널리즘 분야에서 권위 있는 제럴드 로브 상을 수상했다. 아일랜드 구제 금융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 재발 가능성이 우려되는 지금 충분히 공들여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3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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