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월가 리포트] "불황엔 장사없다"… 콧대 꺾인 명품 신화 프라다·불가리등 적자에 휘청… 에스카다는 파산보호 신청판매량 감소에 클로에·티파니등 값싼 상품 출시·할인 나서 뉴욕=권구찬 특파원 chans@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불황에도 끄떡하지 않는다는 명품시장. 재고를 팔지 않고 불 살라버린다는 콧대 높은 명품업체들도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발 불경기만은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의 자존심 프라다는 새로운 전주를 찾고 있고 보석업체 불가리는 엄청난 적자에 휘청대고 있다. 급기야 독일의 에스카다는 적자를 견디다 못해 지난 8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투자은행 HSBC는 지난달 9일 유럽계 명품업체들이 심각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카르티에와 피아제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스위스 리치몬드그룹과 불가리, 스와치그룹 등에 대해 투자등급을 비중확대로 축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발행하는 계간'WSJ 매거진'가을호는 '명품의 변화된 지위'라는 제목의 특집에서 "어떤 차를 몰고 몇 년산 빈티지를 마실 것인지 더 이상 괘념치 않게 되는 일을 상상할 수 있게 됐다"며 "명품업체들은 생존 차원에서 소비자에 대한 접근방식을 재고하고 있다"며 고 전했다. 매거진은 소비자들은 높은 가치의 상품을 예전보다 싼 값이 살 수 있어 'L(LUXERYㆍ명품)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명품 신화의 퇴조는 가방과 구두 등 패션 잡화에서 부터 다이어몬드, 호화 승용차, 고급 샴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되고 있다. ◇가격책정에 고민하는 명품회사=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베인 앤 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명품(패션잡화부문)시장은 전년 대비 10%가량 감소한 2,25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995년부터 시장규모를 추정한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명품업체들의 가장 큰 변화는 가격을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로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점. 이에 따라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과거 보다 가격이 저렴한 상품이 선뵈는 추세다. 클로에는 18개월 전에 출시,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던 '클로에 패러티가방'을 올 가을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1,895달러에 팔았던 이 가방은 이번에는 수백 달러 인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클로에는 프라다와 샤넬 등의 가방에 식상한 젊은 직장 여성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다. 랄프 톨레다노 클로에 CEO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소비자들은 돈의 가치를 원한다"며 "가격은 마케팅의 핵심요소"라고 지적했다. 올 가을 겨울 시즌을 대비하는 명품 회사들은 수년간 백화점에서 제시했던 가격 보다 휠씬 저렴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발렌시아가는 비슷한 수준의 작년 모델에 비해 50% 저렴한 695달러짜리 가방을 내놓고 있고, 프라다는 통상적인 가격대에 휠씬 못 미치는 495달러짜리 구두를 선뵈고 있다. 프리다 지애니니 구찌 이사는 "소비자들이 얼마를 쓸지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는 명품시장이 최대 전성기를 구가하던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그 해 루이비통은 4만5,000달러짜리 한정판 가방을 내놓자, 샤넬은 이에 질세라 다이어몬드가 박힌 악어가죽 소재의 23만 달러짜리 가방을 선뵀다. 코치 루이 프랭크포트 CEO는 "미국의 소비자들은 자산의 40%를 잃어버렸다"며 "이들이 다시 명품을 사겠지만 과거 수준으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우려했다. ◇버블 붕괴로 김빠진 샴페인= 2년 전 샴페인 애호가들의 애를 태웠던 고급품 품귀현상은 이젠 옛말이다. 아시아와 러시아의 폭발적 수요증가로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샴페인은 월가 처럼 버블 붕괴에 충격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올해 샴페인 판매량은 2억7,000만병으로 2007년 3억3,900만병에 비해 20%가량 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저장고에는 12억병의 재고물량이 쌓여있어 1~2년 내 시장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대 수요처인 미국에서는 100달러 이상의 특선 판매는 전년 대비 85%가량 폭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거진은 "샴페인은 연말에 한해 판매량의 절반이 소화되는데, 90일내 팔리지 않으면 가격을 25%깎고, 또 다시 팔리지 않으면 다시 25%를 더 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어몬드는 영원하다?= 다이어먼드는 과거의 루이비통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최대 명품업체 LVMH의 시계ㆍ보석부문 매출은 지난 1ㆍ4분기 전년대비 27% 급감했다. 불가리는 23%, 티파니는 22% 각각 감소했다. 세계최대 다이어몬드 생산회사인 디 베어스는 아프리카생산량을 90%나 줄였다. 판매량이 줄자 판매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티파니는 회사의 공식적인 부인에 불구하고 '노 디스카운트'전략을 수정, 다이어몬드보석에 대해 10% 깎아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석가게 상들은 절반 이상 할인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보석거리인 47번가에서는 1캐럿짜리 다이어몬드(금14K기준) 목걸이를 시세의 40%인 1,000달러면 구입할 수 있다. 다이어몬드의 가격은 색깔과 투명도ㆍ가공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1캐럿짜리는 지난 1년간 20%이상, 5캐럿은 30%이상 폭락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국 명품시계ㆍ보석 제조협회의 칼 쉐펠러회장은 "시장이 정상화하려면 최소 1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