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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Watch] "더 밝고… 더 선명하게…" 폰카 속 F값의 비밀

조리개 F값이 낮을수록 셔터 속도 빨라 화질 깨끗

삼성 S6 F1.9 렌즈 장착에 LG 1.8까지 낮춘 G4 준비

아이폰6(F 2.0·왼쪽 사진)와 갤럭시S6(F 1.9·오른쪽) 폰카로 찍은 사진 비교.



최근 꽃구경을 위해 서울 근교 수목원을 방문한 직장인 박모씨는 엄청난 인파에 입이 쩍 벌어졌다. 만개한 꽃밭 앞에서 셀카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10명 중 8명가량은 디지털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사진을 찍거나 고화질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씨는 "꽃구경을 나오면 스마트폰 카메라는 필수다.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가 1,600만화소를 넘어가고 조리개 값 F 1.9 렌즈를 장착해 웬만한 디지털카메라보다 폰카의 성능이 훨씬 뛰어나 더 많이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80%에 달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폰카'는 야외 레저 활동에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다른 기능보다 카메라 성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서도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질을 좌우하는 카메라 눈, 즉 렌즈(조리개 F값)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조리개 F값에 따라 폰카의 한계인 어두운 곳, 특히 야간 촬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디카에 버금가는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리개 값은 렌즈가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좌우한다. 적을수록 많은 빛을 받아들이며 사진은 밝아지고 흔들림은 적어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해진다.

'폰카족(族)' 사이에서는 이를 일컬어 '폰카 속 F값의 비밀'이라고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업계 최초로 F값 2.0대가 아니라 1.0대인 'F 1.9 렌즈'를 장착하며 디카를 넘어섰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조리개 값 숫자가 낮을수록 셔터 속도가 빠르다. 이는 보다 빨리 피사체를 잡아냄으로써 흔들림 없는 선명한 화질의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하다. 통상 스마트폰의 조리개 값은 F 2.1 이상, 캐논이나 소니의 하이엔드디지털카메라가 F 2.0 정도를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면 갤럭시S6는 하이엔드디카를 넘어선 것이다. 오는 29일 출시될 LG전자의 G4는 조리개 값 F 1.8 렌즈를 탑재해 미러리스카메라(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서 반사거울을 뺀 카메라)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G4가 출시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0.1 차이로 조리개 값 승부를 펼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가 아직은 출시된 전 세계 스마트폰 중 최고 수준인 F 1.9 렌즈를 장착하고 있지만 LG전자가 G4를 내놓는 순간 이보다 0.1 낮은 F 1.8 렌즈를 장착한 가장 선명한 사진을 찍는 폰카의 타이틀을 넘겨받게 된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6는 F 2.2 렌즈를 탑재했다.

이뿐이 아니다. 폰카에는 스마트폰을 쓰다 어떤 화면에서도 홈 버튼을 두 번 연속으로 누르거나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0.7초 만에 카메라를 실행시켜주는 스피드 촬영 기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갤럭시S6에 탑재된 기능이다. 여기에 역광 상태에서도 풍부한 색감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탑재해 후면뿐만 아니라 셀카족을 위한 전면 카메라 성능도 800만화소로 올려 웬만한 보급형 디카보다 고화질 촬영도 할 수 있다.

심지어 전문가용 DSLR에나 들어가던 광학식손떨림보정(OIS)도 기본으로 탑재되기 시작했다. 최근 장착되는 폰카는 대부분 후면 카메라에 OIS 기능을 장착해 웬만한 디카와의 고성능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진화하고 있다.



손대림 SK플래닛 기술개발팀 매니저는 "폰카가 최초에는 단순히 화질 경쟁을 벌였지만 이제는 조리개 값과 OIS, 피사체를 추적하는 오토포커스(AF) 기능 등이 대거 추가되면서 고성능 카메라 같은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폰카가 보급형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잠식하고 최고급 카메라인 DSLR와 폰카만 살아남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카메라 부럽지 않은 폰카, 그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휴대폰에 카메라가 탑재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이후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피처폰 시절이던 그때만 하더라도 35만화소에 20장 정도 촬영할 수 있는 것이 전부였다. 2010년부터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전화·문자 통신기기가 아니라 웹서핑, 일정 관리, 영상 감상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며 카메라가 주요 기능으로 떠올랐다. 이후 전면·후면 카메라가 모두 장착된 듀얼 카메라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1,000만화소가 넘는 카메라가 등장했다. 최근 소니는 2,000만화소가 넘는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화소나 밝기 등 성능의 발전뿐 아니라 줌렌즈를 장착한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폰, 카메라가 앞뒤로 회전하는 스마트폰 등 지금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다양한 형태의 카메라도 출현했다.

향후 스마트폰 카메라는 두 개의 카메라 렌즈로 동시에 촬영해 3차원 촬영을 한다거나 입체 영상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이미 차기 전략 폰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3D프린터로 뽑아내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스마트폰의 스펙이 아닌 폰카로 '얼마나 쉽고 편하게 고화질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근 폰카의 성능 개선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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