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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서 로봇선수 뛰는 시대온다
입력2002-06-09 00:00:00
수정
2002.06.09 00:00:00
사람처럼 걷고 춤추는등 진화 가속도'2050년에는 월드컵 챔피언 팀과의 축구경기에서 승리하는 로봇을 선보이겠다'
지난 97년 이래 해마다 로봇에 의해 펼쳐지는 세계 축구경기, 일명 축구 '로보컵'의 목표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의 현란한 플레이를 볼 때 아직은 '꿈 같은 얘기'로 들리지만, 전세계 로봇 산업의 가파른 발전 속도를 보면 가능성을 자신 있게 부인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우리나라 부산과 일본의 후쿠오카(福岡)에서 공동 개최될 이번 대회는 특히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에 의한 축구 경기가 첫 선을 보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로보컵 제창자 가운데 한 사람인 소니컴퓨터사이언스연구소의 기타노 히로아키는 "2002년 대회는 로봇과 인간의 대전(對戰)을 지향하는데 있어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하는 로봇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로봇 산업의 한 단면일 뿐이다.
일본의 혼다가 직립 보행하는 인간형 로봇 '아시모'를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 불과 2년 전.
지금은 춤추고 노래하는 직립 보행 로봇부터 인간을 대신해 위험한 일을 처리하는 로봇에 이르기까지 온갖 기능을 자랑하는 차세대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제 로봇이 걸어 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로봇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지가 로봇 연구의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로봇 산업은 지금 커다란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는 것.
특히 세계 로봇 산업을 주도하는 일본에서는 대기업들이 이 부문의 연구개발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
애완용 강아지형 로봇인 '아이보(AIBO)'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한 소니는 아이보의 지능을 꾸준히 진화시키면서 가정용 로봇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앞으로는 가정용 로봇에 정보단말기로서의 기능을 부과, 개인 소비자들이 "컴퓨터냐 로봇이냐의 선택에서 로봇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 소니 엔터테인먼트로봇컴퍼니가 지향하는 과제다.
혼다 역시 '아시모'의 활동 범위를 넓히는 한편, 앞으로 9년 이내에는 가사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가정부 로봇을 개발ㆍ시판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아시모는 미 증권거래소의 종을 치는 일부터 일본 과학미래박물관의 해설원 일까지 이미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NEC의 경우 겉모습은 아이보나 아시모처럼 세련되지 않았지만 일상 생활을 보조하는 기능을 강화시킨 개인용 로봇 '파페로'를 주력으로 내놓고 있다.
파페로는 사람을 탐지하면 다가와서 말을 걸거나 TV 등 가전제품을 작동시키기도 하고 외출할 때 다른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비디오 편지'역할까지 도맡아 하는 등 철저히 실용성을 위주로 개발된 로봇. 팔 다리도 없이 바퀴로 굴러가는 원시적인 디자인이지만, 대신 정보단말기로서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개인용 컴퓨터(PC)의 대체 제품으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물론 산업용 로봇 등 특수 목적을 위해 기능성 위주로 개발된 로봇도 날로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이번 한일 월드컵 대회에서도 테러 방지를 위해 폭발물 탐지 로봇이 도입된 것을 비롯, 지뢰 탐지와 간호 분야 등 로봇의 활동 영역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국에서는 장착된 카메라로 전쟁터 현장을 취재하는 종군기자 로봇이나 각종 무기로 무장된 로봇 군인 등도 개발되고 있는 상태다.
앞으로 보행 로봇의 기술이 한층 발달되면 가정과 산업현장 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로봇의 입지는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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