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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우려 '고개'
입력2002-08-28 00:00:00
수정
2002.08.28 00:00:00
여행수지 적자 확대 경상흑자 위협수입소비급증등 IMF前 상황 재연 조짐
설비투자 감소 성장잠재력은 약화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여행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크게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고 설비투자마저 계속 마이너스 행진을 보여 성장잠재력도 위축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어렵게 일군 경기회복세는 다시 둔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기조 위협
지난 7월 여행수지 적자는 4억1,000만달러로 종전 최고치인 97년 7월의 4억130만달러를 가볍게 넘어섰다. 여행수지 적자는 쉽게 줄어들 것 같지 않다.
해외여행을 자제한다 해도 조기유학 및 연수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요인이 올들어 매월 평균 1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97년 IMF 외환위기 전의 흥청망청하는 분위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문제는 여행수지 적자만이 아니다. 소비심리 회복에 힘입어 수입소비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는 화장품 등 일부 품목의 경우 국산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처럼 소비재 수입 수요가 늘어나며 상품수지 흑자기조를 확대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7월 중 담배ㆍ주류ㆍ과일 등 직접 소비재와 가전제품ㆍ승용차 등 내구 소비재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8.2%, 38.8%씩 늘어났다. 이에 따라 7월 수입증가율은 16.5%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보통 7월보다는 8월에 서비스수지가 더 악화되는데다 수출과 함께 수입도 증가하고 있어 경상수지가 8월에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설비투자 등 성장잠재력은 약화
당초 우리 경제는 하반기 들어 설비투자 및 수출이 살아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근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이런 기대감은 갈수록 무산되는 모습이다.
설비투자는 4월 2.3% 증가한 데 이어 5월에는 4.8%로 증가율이 뛰어올랐다. 하지만 미국경기 불안이 증폭되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6월에는 7.4%, 7월에는 3.3%나 떨어졌다. 이는 결국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현금을 비축해놓고도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탓에 투자는 외면하고 있다.
7월 중 생산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그리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다. 7월 중 생산과 출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 7.6%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3ㆍ4분기는 경기가 바닥을 나타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기술적 반등효과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7월 가동률ㆍ설비투자ㆍ생산 등 모든 지표가 기대치 이하"라고 평가했다.
◇경기침체 우려 고개 들어
경기종합지수도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앞으로의 경기전망에 대한 비관론을 낳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 등으로 구성된 동행종합지수는 6, 7월 연속 0.2%씩 감소했다. 경기선행지수도 악화되는 조짐을 보여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가 하강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높다.
선행종합지수는 6월 1.3% 하락한 데 이어 7월에도 0.4% 떨어졌다. 물론 두달간의 지표만을 갖고 경기방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로 볼 때 이런 경기지표가 갑자기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지적된다.
정한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금융팀장은 "보통 선행지수가 3~4개월 연속해 하락하면 경기가 얼마 지나지 않아 하강국면으로 진입한다"며 "8, 9월 지표를 살펴봐야 정확한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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