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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풍림사태 막는다


워크아웃 건설사 MOU 개선안
채권-대주단 이견 땐 운영위원회서 조율
시행사·시공사 별도계약… 주채권은행 동의 받아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를 밟고 있는 건설회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비용 부족으로 자금난을 겪을 경우 공사비는 주채권은행이 부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신 대주단(PF사업장 대출 금융기관)은 공사비 이외의 비용을 떠맡는다.

최근 풍림산업이나 삼환 등의 PF자금지원을 놓고 채권단과 대주단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하고 법정관리로 갔는데, 채권단-대주단의 이 같은 갈등을 최소화하기 목적이다.

8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은 이런 내용의 ‘워크아웃 건설회사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MOU) 개선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금감원은 은행연합회와 건설회사 주요 채권은행 등과 함께 ‘워크아웃 건설회사 경영정상화계획 MOU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채권-대주단간 자금지원의 원칙 방안을 마련해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금지원 원칙방안은 거의 마무리 됐다”면서 “여타 금융기관에 대한 의견 수렴 후 8월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워크아웃 건설회사의 PF사업장에 대한 공사비지원은 주채권은행이 맡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건설 시공회사와 PF사업장 법인은 비록 별개의 회사지만 PF사업장이 어려워지면 건설회사도 자금난이 더 심화되기 때문에 공사비는 주채권은행이 부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PF사업장의 대출을 하는 금융기관(대주단)은 대신 공사비 이외의 PF사업비용을 부담하는 쪽으로 역할을 나눴다. 이와 함께 공사비와 그 외 비용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우선 자금을 지원한 뒤 제3자가 실사해 분담액을 조정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구분이 모호해 자금지원을 놓고 주채권은행과 대주단간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경영정상화 전체의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선(先)지원ㆍ후(後)조정’의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이 최종 확정 될 경우 주채권은행과 PF대주단 사이의 역할 분담이 명확해져 법정관리로 가게 된 풍림산업이나 법정관리 직전 문제가 해결된 경남기업과 같은 사례도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대주단 자금지원 기준 모호…“갈등 빈번”= 유동성위기에 몰린 건설회사의 자금지원을 놓고 주채권은행과 PF대주단의 갈등은 근래 들어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 5월 워크아웃을 밟고 있던 풍림산업은 주채권은행과 대주단간의 갈등으로 결국에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야만 했다. 우림산업 역시 비슷한 사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했고 경남기업은 채권-대주단의 갈등이 심화됐지만 막판에 합의를 도출했다. 최근에는 금호산업도 채권-대주단의 갈등으로 워크아웃 절차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채권-대주단의 갈등은 무엇보다도 자금지원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던 데서 비롯됐다. 실제로 워크아웃 건설사는 은행에서 받은 대출보다 시행사 PF 대출에 보증한 금액이 2배가 넘는 등 PF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인데 PF사업이 지연되거나 미분양될 경우 공사비를 받지 못해 유동성 부족을 겪는다. 이때 주채권은행이 추가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지, PF 대주단이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지를 놓고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것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PF사업장에서 발생한 자금 부족에 대한 지원 주체가 워크아웃 건설사와 채권금융기관이 체결하는 MOU에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 자금지원 경계 짓기 위한 TF발족= 워크아웃에 들어간 건설회사의 자금지원을 놓고 채권-대주단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경영정상화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자 금융감독당국은 지난 6월 말 ‘워크아웃 건설회사 경영정상화계획 MOU 개선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자금지원은 기준은 크게 4가지 측면에서 원칙을 마련하고 있다. 예컨대 PF사업 진행시 PF 대주단이 지원할 추가 자금 내역을 명시하고 PF사업장 이외 요인에 따른 유동성이 부족할 때의 자금지원 기준도 구체적으로 정한다. 또 시행사와 시공사 간 자금거래에 대한 채권금융기관의 관리를 강화하고, 주채권은행과 PF 대주단 간 이견이 생겼을 때 운영위원회도 둔다. 아울러 PF사업장 별로 정상진행∙사업중단∙매각 등 처리방안을 정하는 한편 시행사가 시공사에 지급할 공사비도 명확히 관리할 방침이다.

이런 기준에서 나온 게 PF사업장의 공사비 부족은 채권단이 지원하고, 공사비 이외의 자금지원은 대주단이 맡는 식의 역할 분담이다. 경남기업의 경우 베트남 PF사업의 유동성 부족으로 주채권은행가 PF대주단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서로 자금지원을 떠넘기는 바람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위기에 몰리기도 했는데,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별도 계약을 맺을 경우 각 주채권은행의 동의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주채권은행이 모르는 시행사와 시공사 간 별도 계약이 채권단과 대주단 간의 갈등을 불러와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림산업의 경우 채권은행에 알리지 않고 시행사와 인천 청라 PF사업장의 미분양 물량으로 발생한 손실의 절반을 분담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공사비를 받지 못해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사례다. 당시 주채권은행은 PF사업장 대주단이 풍림산업에 공사비 5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대주단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공사비를 확정되지 않아 공사비를 지급할 수 없다”며 거절한 게 사태의 원인인 만큼 이를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세부적으로 정해 채권단간 다툼을 줄이는 게 목적”이라며 “기존 PF 사업장도 가이드라인의 취지를 반영해 채권단간 합의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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