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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9월 19일] 월급보다 일자리 선택한 공항공사 노조

한국공항공사 노사가 임금 6.8%를 삭감하는 잠정안에 합의한 것은 노동조합이 임금보다 일자리 지키기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일자리 창출이 거의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임금인상을 고집하기보다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근로자들에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공항공사 노조가 임금삭감을 수용한 데는 명분보다 실리를 찾으려는 계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9.8%의 임금인상에 합의한 공항공사는 정부의 임금인상 가이드라인 3.0%를 크게 초과함으로써 경영평가에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인센티브도 다른 공기업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금인상만이 최상이라고 여겨온 노조가 뒤늦게나마 경영 합리화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커다란 진전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임금삭감은 지방공항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가진 경영진의 적극적인 노력도 크게 도움이 됐다. 강성노조와 적당히 타협해 해마다 임금을 올려온 공기업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공항공사의 사례를 계기로 앞으로 무리한 임금인상보다 일자리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확산돼나가기를 기대한다. 이런 면에서 3개 노조의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을 위해 오는 21일부터 찬반투표에 돌입하는 공무원 노조의 움직임은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일반노조와 달리 단체행동권과 정치활동이 금지된 공무원 노조가 과격한 정치투쟁을 일삼는 민주노총에 가입하려는 것은 불법시위에 앞장서겠다는 의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무원 노조는 강성 일변도의 투쟁노선에 실망해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기업 노조가 점점 늘어가는 현실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과 경영손실이 커지면 재정지원이 불가피한 공기업은 모두 국민 부담이라는 점에서 지나친 집단이기주의로 흘러서는 안 된다. 임금을 삭감하는 공기업 노조와 시대착오적인 강경투쟁을 준비하는 공무원 노조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자발적으로 임금삭감에 합의한 공항공사의 노사합의를 공기업의 새로운 노사문화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강구해볼 가치가 있다. 임금삭감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으면 해고와 같은 무리한 인력 구조조정을 피하면서 공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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