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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돈줄 다시 은행으로
입력1999-09-20 00:00:00
수정
1999.09.20 00:00:00
신경립 기자
한빛은행의 여신담당 관계자는 20일 『투신권의 유동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9월 초순부터 기업들의 대출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번에는 특히 그동안 은행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대형그룹들까지 몰려들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조흥은행의 경우 9월 중 대출실적이 17일까지 지급보증을 제외하고 7,350억원이 늘어나 8월 한달 증가실적(3,169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 7월 대출증가실적(1,644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4.5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그동안 중소기업 위주로 늘어났던 대출실적이 9월 들어서는 대기업에까지 파급돼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대기업 대출은 7,800억원이나 늘었다.
한빛은행도 9월 들어 17일까지 대출증가실적이 4,104억원에 달해 이미 8월 증가실적(3,702억원)을 훌쩍 뛰어넘었으며 신한은행은 9월 중 4,224억원이 증가해 8월 증가실적을 두배 이상 넘어섰다.
이밖에 하나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 모두가 9월 말 대출실적에서 8월 증가실적을 두배 이상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담당 임원은 『투신사들이 수익증권 환매와 채권시장 마비로 유동성 부족사태에 빠지면서 갖고 있는 회사채의 차환발행을 미루고 있는 바람에 기업들이 은행을 다시 찾고 있는 것같다』며 『그러나 은행으로서도 금융시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섣불리 대출을 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 통계에 의하면 회사채 외에 주식발행 실적은 6월 5조1,326억원이었던 게 8월에는 1조2,821억원까지 급감해 기업들의 자금조달난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당분간은 기업들이 직접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신용경색으로 빠질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김영기기자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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