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매출액을 따지면 현대차의 98% 수준에 육박합니다. 현대차와 동일한 대우를 해달라는 게 절대 무리한 요구가 아닙니다." 박윤천(사진) 기아차노조(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정책실장은 현재 노조가 주장하는 현대차와의 동일 대우가 회사의 경영사정을 무시한 지나친 요구가 아니냐는 지적에 이같이 대답했다. 현재 노조의 대외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박 실장은 "기아차는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노조의 정당한 요구마저 회사 규모 운운하며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측과의 이견차가 커 협상타결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측은 지난 2008년 기준 현대차의 매출액 규모는 32조원으로 기아차보다 두 배 큰데다 지난해 현대차는 무분규로 임단협을 체결한 반면 기아차는 11차례의 부분파업으로 8,600억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에 동일한 대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일부터 돌입한 노조의 부분파업까지 더하면 손실규모가 1조원을 넘는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박 실장은 "논의의 핵심은 파업이 아니라 회사의 성과가 조합원들에게 얼마나 제대로 돌아가느냐가 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임금 결정구조는 파업의 유무가 아니라 경영 실적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회사 측의 논리를 따르면 현대차 규모가 기아차보다 두 배 크니 임금도 현대차 조합원들이 두 배 이상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향후 투쟁수위와 관련해 "파업이 오래 지속되면 결국 전체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오기 마련"이라면서 "교섭이 진전되거나 타결되면 예정된 투쟁수위는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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