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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손실을 입고 이긴다

제11보(162∼213)<br>○천야오예 9단 ●이세돌 9단 <제3회비씨카드배8강전>



이 바둑을 관전하면서 필자는 정말 유쾌했다. 검토실에 모여 앉았던 여러 고수들도 모두들 깊은 감명을 받은 기색이었다. 대륙의 정평높은 수재 소년을 마왕 이세돌이 어떤 식으로 제압하는가는 초미의 관심거리였다. 이세돌이 중반에 형세를 그르쳤을 때에도 검토실의 고수들은 별로 심각한 표정이 아니었다. 불리한 바둑도 언제나 교묘한 방법으로 역전시키는 것이 이세돌의 특기임을 모두 알고 있었다. 승부란 역시 최종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과정이 아무리 유망했어도 그것은 회한만 남길 뿐이다. 노름꾼들이 늘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문지방 넘어 나올 때 봐야 안다고. 필자는 이 바둑의 종반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천야오예가 실전보의 백66으로 뛰었을 때 최철한과 안조영은 그 수를 멋진 끝내기의 맥점이라고 말했다. "차단할 수가 없어요."(최철한) 안조영도 참고도1의 흑1이 최선의 응수라고 말했다. 결국 백2, 흑3으로 낙착될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그런데 이세돌은 천만뜻밖에도 실전보의 흑69로 차단했다. 문제의 백66 한 점은 생포했으나 백74로 원래는 잡혀 있었던 백 한 점이 살아갔다. 그렇다면 이것은 천야오예가 던진 미끼를 덥석 물고 이세돌이 끝내기의 실패를 기록한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러나 최철한과 안조영은 빙글빙글 웃기만 했다. 약간 손실을 입긴 했지만 그것으로 모든 변수가 사라지고 흑승이 확정되었으니 '현명한 처사'였다는 것이었다. 이게 바로 고수의 승부법이다. 참고도2는 이 바둑의 중반 수순이다. 이세돌은 과감한 패로 승부를 뒤집었다. 아니 역전의 단초를 만들어냈다.(93,111…79. 108…86) 213수이하줄임 흑2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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