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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 의료관광 꽃 피울 때


의료관광이란 광범위하게 말하자면 진료를 위해 국경을 넘는 것을 말한다. 암ㆍ심장병 수술 등 중증 환자가 치료만을 목적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비교적 짧은 단기 방문기간 중 성형, 피부 관리, 건강검진 등 의료 서비스와 관광을 한 번에 즐기기도 한다. 혹자는 관광상품을 포함해야만 의료관광인줄 알고 있기도 하지만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한 여행으로, 오직 수술을 받기 위한 여행도 의료관광이라고 한다. 의료기술 선진국 수준 육박 의료관광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국의 의료비가 비싸서 비용이 저렴한 나라로 가는 경우가 있고 자국의 의료수준이 낮아서 좀 더 나은 진료를 받고자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ㆍ일본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의료 수준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 있어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의료관광은 이제 물건을 팔아 외화를 버는 수준을 넘어 무형의 서비스 상품을 파는 것으로 다른 무엇보다 파생효과가 크다. 환자를 동반해오는 보호자의 체류비용과 쇼핑ㆍ관광ㆍ문화상품 등 진료비 외에 벌어들이는 소득이 크고 입소문이 나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싱가포르와 태국 등은 일찌감치 의료관광 사업에 뛰어들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천혜의 관광자원, 저렴한 인건비와 관광비용도 의료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 우리나라는 두 나라에 비해 관광자원이 부족하고 물가가 비싸지만 우수한 의료기술과 국가 브랜드를 앞세워 의료관광의 떠오르는 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정부는 의료법 부분 개정까지 해가며 의료관광수입을 늘리기 위해 육성책을 마련하고 해외 홍보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홍보가 때로는 실속 없이 중국ㆍ대만 등을 자극해 자국민들이 한국으로 가는 것을 제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부작용도 없지 않다. 한국인을 자국으로 끌어가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이 의료관광으로 외화를 벌기도 전에 발 빠른 중국 등은 한국에서 배워 먼저 대단위 의료관광단지를 만들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의료기관의 의사를 빼가거나 한국 의료기관을 유치하는 등 조용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돈을 벌고 있다. 중국이 우리보다 의료기술이 떨어진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안심할 일이 결코 아니다. 중국은 사회주의이지만 사업은 절대 사회주의가 아니고 대단히 경제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다. 반면 한국은 자본주의 국가지만 의료는 사회주의적 성격이 강해 온갖 규제로 묶여 있는 의료기관들이 발 빠르게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도 어렵고 외국 환자를 효과적으로 보는 것이 아직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외국인 중증환자를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해외 홍보와 마케팅도 좋지만 일단 어떤 목적이든지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이 관광ㆍ쇼핑뿐만 아니라 부담 없는 의료 서비스 상품도 구입하도록 국내 홍보전략을 마련하고 의료기관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관광객 대상 홍보전략 세워야 특히 의료보험이 없거나 문화적인 정서의 차이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제한적인 해외 교포들이 한국의 의료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언어장벽이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해외교포를 위한 별도의 보험상품을 만든다든지 통상의 벽을 낮출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의료관광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시간은 길지 않다. 지금 아니면 영원히 놓쳐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 된다. 시간은 자꾸 간다. 꽃이 피기도 전에 봄날이 다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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