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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경쟁에 베팅' 외국인·기관, 삼성물산 1100억 집중 매수

엘리엇 이틀만에 1400억 차익

일성신약 등 지분 보유사도 강세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등장으로 합병 위기를 맞은 삼성물산(000830)과 제일모직(028260)이 이틀 연속 급등했다.

삼성그룹과 엘리엇 간의 지분경쟁으로 삼성물산 주가가 지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집중 매수한 결과다. 특히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가가 이틀 새 20%가량 뛰어오르면서 2거래일 만에 약 1,4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날 대비 9.50%(6,600원) 오른 7만6,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강세를 기록했다. 제일모직도 3.14% 오른 19만7,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전날에 이어 상승했다. 삼성그룹주는 아니지만 삼성물산 지분을 2%가량 보유하고 있는 일성신약(003120)은 전날 9.23%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10.21% 올라 15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 급등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집중적인 매수가 이끌었다. 전날 삼성물산을 순매도했던 기관은 이날 매수세에 합류해 42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전날 1,076억원어치의 삼성물산 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70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외국인 비중은 3일 32.11%에서 4일 33.08%로 늘어났다. 제일모직도 이날 기관이 528억원, 외국인이 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같은 외국인의 행보는 삼성그룹과 엘리엇 사이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주가가 추세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추가 지분 매입으로 합병을 무산시키든, 시세차익 실현에 나서든 다음달까지 삼성물산의 주식은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성신약의 경우 지분경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주식매수청구권이 1조5,000억원 이상 행사되면 무산될 수 있다.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지분이 19%대에 그치는 데 반해 이미 7%대 지분을 확보한 엘리엇이 추가 지분을 확보하거나 다른 주주들을 결집하면 합병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5만7,234원)을 훌쩍 뛰어넘어 7만원대 중반으로 치솟았기 때문에 합병 반대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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