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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북한 권력구도] 북중 경협 위축 가능성

■ 격앙되는 중국<br>언급 자제에도 '외세에 헐값판매' 죄목 예의주시

중국이 장성택 처형과 관련, "중북 간 관계의 변화는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중국파인 장성택의 처형에 중국 지도부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또 장성택의 죄목 가운데 외세에 자원을 팔아넘겼다는 대목은 중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져 향후 북중 경제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6일 중국공공외교협회,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등이 베이징에서 개최한 외교·안보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정세는 최근 확실하게 변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있고 큰 변화가 없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의 이 같은 말은 해석에 따라 북한에 대한 시각 변화로 읽을 수도 있지만 당장 중국의 북한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왕 부장은 전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로 시리아 문제,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추슈룽 칭화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은 김정은 단일영도체제이고 장성택이 처형됐다고 해서 외교관계에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은 북한의 체제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중국은 김정은 영도체제의 북한과 관계를 한 것이지 2·3인자와 관계를 맺은 것이 아닌 만큼 내부 권력투쟁의 결과로 큰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성택 처형 이후 북중 관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장성택 처형에 대해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내부사정이라고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상당히 유의미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북중 관계가 이번 사태로 변화를 맞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북중 관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소식통은 중국이 북한의 장성택 처형에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국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하는 중국이 비인권적인 처형과 도발적인 행위를 보이는 북한 앞에서 유독 작아지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중국의 입장을 옹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자는 "중국은 북한이 급변상황에 빠지는 것을 극히 경계한다"며 "겉으로는 북한의 내부사정이라고 선을 긋지만 중국 지도부 내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 언론과 중화권 매체들은 장성택 처형이 중국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며 향후 북중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의 단초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에서 북한이 새로운 권력투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북한의 다루기 어려운 행동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대북정책을 펼쳐왔고 지금까지는 나름의 효과를 발휘했지만 지금은 북한의 정치적 격변 가능성에 대한 관리능력이 있는지 시험을 맞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북한이 지금까지 중국의 배려 속에 그나마 버텼다면 장성택 처형 이후 중국의 변화는 북한 체제 자체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장성택의 죄목 가운데 중국이라고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외세에 자원과 토지를 헐값에 넘겼다고 명시하며 중국을 끌어들인 점은 향후 북중 간 경제협력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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