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각국은 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면서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등장하는 오바마시대가 불러올 변화상에 주목했다. 유럽연합(EU)은 유럽과 미국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오바마의 당선 확정 직후 성명에서 “지금은 유럽과 미국의 새로운 약속을 위한 시간”이라며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꿔야 하며 새 세계를 위한 새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EU 순회 의장국인 베르나르 쿠슈너 프랑스 외무장관도 “유럽과 국제사회는 오바마의 열정과 불의에 대한 거부, 보다 공정하고 안정된 세계를 위한 헌신이 필요하다”며 “프랑스와 EU는 새로운 협력 틀 안에서 오바마 행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좀 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독일과 스웨덴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도 “경제 위기를 부른 공화당 정권의 패배는 당연한 것”이라며 ‘개혁론자’ 오바마의 등장을 반겼다. 러시아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다른 입장이다. 러시아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그루지야 사태, 동유럽 미사일 방어망 등 양국이 갈등을 빚어온 현안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그런 만큼 오바마 정권의 정책 노선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다소 걱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오바마가 대북정책 등에 있어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 훨씬 온건해 북핵이나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등에 있어 대북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경제문제에 있어서도 민주당이 미국 내 고용문제를 중시해 보호주의정책으로 기울 경우 미ㆍ일 무역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마디로 예전의 ‘밀월관계’에 금이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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