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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우스푸어 대책, 3자 분담 방식이어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대책을 내놓았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어려운 하우스푸어에게는 캠코 등 공공기관에 자기 집의 지분을 매각해 그 자금으로 은행 빚을 갚도록 하겠다고 한다. 집 없는 렌트푸어와 관련해서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서 전세보증금을 받는 대신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두고 세입자가 대출금 이자를 대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우스푸어 대책은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쫓기는 상황에서 집을 헐값 매각하지 않고 지분 일부만 팔아 빚을 갚을 수 있고 이자지급 등 월 부담액도 크게 낮출 수 있다. 렌트푸어 대책은 집주인들이 얼마나 이에 응할지 의문이지만 세입자 입장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 같은 대책에 공적 지원이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하우스푸어 대책은 캠코 등 공공기관이 사들인 주택지분을 채권으로 유동화(ARS)해 필요자금을 충당한다는 것이지만 과연 투자자가 충분히 있을지 의문이다. 유동화채권을 팔기 위해서는 할인 매각해야 할 텐데 그렇다면 처음부터 손실충당을 위해 정부 돈이 들어가게 된다. 렌트푸어 대책에서 세입자의 이자지급을 공공기관이 보증하는 것도 결국은 공적 지원을 의미한다.

공적 지원은 시장의 실패와 왜곡이 도를 넘어 시장경제 시스템 전체의 위험으로 확산되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을 때 타당성을 갖게 된다. 특정 분야에 대한 국가의 직접적 지원이기 때문에 형평성과 특혜 논란, 모럴해저드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우스푸어가 이 정도의 위기상황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현대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하우스푸어의 주된 계층은 '수도권에 아파트를 가진 30~40대 중산층'이다. 원리금 상환 문제도 90% 이상이 대출기간만 연장해주면 가능하다고 한다. 아직 정부가 나설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대책을 만들더라도 무리하게 집을 산 하우스푸어 당사자, 대출세일을 벌였던 금융회사, 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당국 등 3자가 손실분담을 나눠서 하는 방식이 옳다. 새누리당의 방안은 정부만 부담하는 구조다. 당장은 우리금융의 '신탁 후 재임대 방안'등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대책이 적합한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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