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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 경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지율 2위인 박근혜(사진) 후보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MB) 후보를 추격해야 하는 마당에 이 후보에 대한 검증 공방이 소강국면에 접어든데다 대선 전선에서 전체적으로 소외되고 있어 박 후보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런 분위기에서 박 캠프 소속인 홍윤식씨가 이 후보의 친인척 주민등록초본 부정 발급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박 후보 경선에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있다. ◇검증 효과 끝?=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16일 “잊을 만하면 이 후보의 부동산 비리에 관한 보도나 의혹이 제기되지만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아 고민”이라며 “유권자들이 ‘검증피로 증후군’에 빠진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 후보에 대한 여론 지지율은 검증국면 초반에 약간 하락하다 최근 38~40% 정도에서 멈췄다. 박 후보와의 격차는 10%포인트 정도 된다. 여론이 5개월 이상 지속된 검증공방에 식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구나 검찰 조사 결과 박 후보를 돕는 홍씨가 이 후보 주변인사들의 주민등록초본 부정 발급 과정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캠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정도를 가야 한다”고 캠프 인사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MB 대 참여정부’ 전선에서 소외=대선 전선이 ‘MB 대 청와대ㆍ정부기관’의 싸움으로 갈리는 것도 박 후보 측에는 큰 부담이다. 이 후보 측은 국정원 등 정부기관의 ‘이명박 죽이기’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청와대 개입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MB ‘대리전’에 나선 것도 박 후보 측으로서는 불만이다. 박근혜 캠프 측은 “전선이 정부와 이 후보 사이에 그어지면서 마치 이 후보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라도 된 듯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자칫 이명박 대세론으로 쉽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 박 캠프의 김재원 대변인도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내부혁신 시급”=캠프 내부의 핵심인사들에 관한 구설수도 캠프 전체의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캠프의 실세격인 김무성 의원은 최근 특정 의원 배제론을 주장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살생부 논란’에 휩싸였다. 선대위원장인 홍사덕 전 의원은 한나라당 탈당 이후 복당하지 않아 자격 시비에 휘말려 있다. 또 박 후보 측근으로 알려졌던 전여옥 의원은 지난 12일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캠프 내에서는 “효율적인 시스템 운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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