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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매매·임대 두토끼 잡는 주택정책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정부는 시장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4ㆍ1대책에서 주택공급물량을 하향 조정했으며 8ㆍ28대책에선 공유형 모기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전세가격의 강한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고 매매가격도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매매가격이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보여 회복 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그동안 전세가율이 60%에 접근했을 때, 매매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했고 이후 전세가 상승이 둔화됐던 패턴이 반복된다면 매매가 정상화와 함께 전세 문제도 완화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가능하다.

도심임대 민간참여로 공급 늘리고

문제는 이 같은 어린 불씨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있다. 현재 시장 여건은 너무 미약해서 주택시장을 정상 단계로 진입시키기엔 역부족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오르는 전세가도 문제지만 시장에서 사라진 구매심리도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와 양도세 중과폐지 등 국회에 묶여 있는 굵직한 법안 처리도 남아 있어 주택시장 회복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불씨를 살리기 위해선 정확한 상황 분석이 필요하다. 현 주택시장은 단순한 수급불일치나 단기 수요변화로 야기된 것이 아니다. 주택시장의 거대한 중장기 변화의 시작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미세 조정의 단기 대책과 함께 중장기 대책도 함께 강구돼야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세가격 상승은 전세수요가 많다는 데 기인한다. 서울 평균 전세가격이 수도권 평균 매매가격을 추월했다면 서울에 임차로 거주하고자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수도권 분양주택 확대도 중요하지만 서울 지역의 임대주택 확대도 필요하다. 도심주거 선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급방안과 민간참여 유도가 병행돼야 할 것이다. 추진 과정상 문제만 해결된다면 '행복주택'은 충분한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사업 역시 공공 부문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도심임대주택 공급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 최근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공유형 모기지도 지원대상을 사업자로 확대한다면 임대주택공급 물량 확대뿐 아니라 임대주택 유형의 다양화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무주택자 구매수요도 충족시켜야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전제로 원하는 조건을 가진 집에 어떤 형태로든 거주할 수 있다면 집 문제는 해결된다. 무주택가구가 반드시 집을 소유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공유형 모기지 시범사업을 보면 많은 무주택가구가 여전히 자가소유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분양주택 공급도 지속돼야 하며 무주택 잠재구매자에 대한 정부의 폭넓은 지원도 필요하다. 공유형 모기지는 단순한 대출이나 지원 상품이 아니다. 주택시장 변화에 대한 위험을 공유하는 진일보한 구조를 갖고 있다. 주택구매를 유도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며 이를 통해 전세를 포함한 임차가격 안정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적으로는 구매수요 전환을 통해 임차수요 압박 완화와 구매수요 진작의 두 마리 토끼를 잡도록 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임대공급 확대와 임대사업 관련 제도정비를 통해 임대주택 수급체계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현 주택시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 처방과 함께 멀리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국민과 전문가도 비판적 분석보다는 시장의 긍정적 효과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이다. 좋은 정책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기다린 만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나눠 가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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