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어긴 것 유감… 신공항 계속 추진돼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31일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한 것과 관련해 "이번 결정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 유감스럽다"고 지적한 뒤 "(동남권 신공항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파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신공항을 사실상 차기 대선공약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있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초대 총장 취임식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장은 경제성이 없다지만 미래에는 분명히 필요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토해양부에서도 오는 2025년이 되면 인천공항 3단계 확장이 제대로 완료되더라도 우리나라 전체 항공 물동량을 소화할 수 없다고 추정하고 있다"면서 "입지평가위원장도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남부권에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게 바로 미래국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적자에 허덕이는 지방 공항의 현실에 대해서는 "국내의 작은 공항은 앞으로도 수요가 감소하고 없어질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추세다. 그러나 국제교류나 물류량이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국제공항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또 동남권 신공항을 대선공약으로 내걸 것이냐는 질문에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답해 그럴 것임을 에둘러 밝혔다. 또 박 전 대표는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아야 우리나라가 예측 가능한 국가가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박 전 대표의 '신공항 계속 추진' 표명에 대한 반응을 자제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코멘트가 필요하냐. 무대응도 대응"이라며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4월1일 기자회견을 열어 신공항 건설 백지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설명할 계획이다. 특히 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의 '신공항' 관련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신공항 건설공약이 결과적으로 백지화된 점에 대해 다소간의 유감을 표할 예정이지만 지난 2009년 세종시 건설공약 수정 때처럼 공식적인 사과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