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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하나은행장은 2일 “(싱가포르 투자청의 자회사인) 테마섹이 대한투자증권 인수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일정한 수익률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테마섹과의 협상이 결렬된다면 단독으로라도 대투증권을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예금보험공사와 대투증권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후 “테마섹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계속 고집한다면 하나은행 단독으로 대투를 인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당초 테마섹과 공동으로 대투증권을 인수하기로 했었다. 테마섹은 대투증권 지분을 49%까지 가져갈 수 있지만 최근 하나은행에 연 10% 수익률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김 행장은 “현재 8,000억~9,000억원 가량의 자금여력이 있는 만큼 오는 6월 말까지 인수대금을 납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투증권과 하나증권을 합병하지 않고 각각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특화할 생각”이라며 “대투증권과 대투운용ㆍ하나증권ㆍ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각각의 역할분담은 11월 지주회사 출범 후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투증권은 하나은행의 웰스매니지먼트 부문과 하나증권의 소매영업 부문(브로커리지) 등을 편입시켜 펀드판매를 비롯한 종합자산관리전문회사로 발전시켜나가는 한편 하나증권은 하나은행의 투자은행 부문을 통합하고 나아가 세계적 IB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투자 및 인수합병(M&A) 전문증권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기존 대투증권 영업점은 ‘펀드백화점’으로 바꿔 현재 판매 중인 슈로더와 푸르덴셜 등 30여개 투신운용사의 수익증권 외에 세계 모든 펀드를 판매하기로 했다. 김 행장은 이어 “자산운용 부문과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을 해외 선진금융기관을 물색하고 제휴를 맺기까지 1~2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대투증권 신임 사장 선임에 대해 “공익위원과 사외이사들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 능력 있는 인물을 후보로 추천받아 사장으로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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