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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업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플랜트가 완공과 동시에 바로 사업주에 귀속되기 때문에 별다른 생산공장이나 사업장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최고의 플랜트기업인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옥 외에 눈에 보이는 자산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가장 자부하는 자산은 바로 6,000명이 넘는 임직원들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전체의 40%에 달하는 설계인력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인재를 뽑고 육성하는 일에 가장 많은 투자를 쏟아 붓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인원을 충원해왔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대다수의 기업들이 인력확충에 소극적일 때도 삼성엔지니어링은 미래를 위한 선제적 인력 충원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난 2005년 1,800명이던 인력은 현재 3배가 훨씬 넘는 6,600명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선견지명은 플랜트업계가 다시 활황을 맞으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물론 사람을 뽑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을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는 것.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입사원은 그룹과 사내 입문교육을 거쳐 직무종합교육, 프로젝트 시뮬레이션 과정, 현장 OJT 등 6개월간의 교육을 통해 독자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대리급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외 MBA와 지역전문가, 미들(middle) 매니저 양성과정, 프리미엄 영어 스쿨 등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과 경력개발제도 등을 통해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유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인력 양성 투자를 토대로 글로벌 톱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나섰다. 박기석 사장은 취임 첫 해이던 지난해 과감히 사업부제를 도입했다. 박 사장은 전통적으로 화공에 강점이 있는 회사를 화공과 산업인프라(I&I)의 쌍두마차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화공사업 본부장 시절의 경험과 마케팅을 이끌며 얻은 혜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 사장의 선견지명은 바로 성과로 나타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철강과 비철금속의 금속분야, 발전분야, 물 사업분야에서 모두 수주를 따내며 신사업공략에 성공했다. 특히 올 1분기 I&I분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36.6%나 증가,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넘게 차지하며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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