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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로펌 성공시대] <13> 법무법인 중정

엔터분야 두각… '강남스타일' 표절 논란 잠재워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 대리 등 스포츠산업·마케팅 부문도 활약

금융소비자소송·기업 M&A로 영역 확대 '강한 로펌' 만들기 추진

"콘텐츠 배급·유통사업 진출 … 엔터 토털서비스가 목표"

정경석(왼쪽) 대표변호사 등 법무법인 중정 변호사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법률 서비스 분야에서 국내 최고 로펌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권욱기자


지난해 초 '강남 스타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던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에게 예상치 못한 난관이 닥쳤다. 여성 작곡가인 이모씨가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자신의 노래 '나쁜 스타일'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건 것이다.

이씨는 두 노래의 화성 진행방식과 후렴구 구성 등이 비슷하다고 주장하며 "저작권 침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 1억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유투브에서 폭발적인 조회 수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던 상황에서 당시 소송은 가수 본인의 명예는 물론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돌발 사건이라 법조계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싸이의 소속사는 이씨 노래와 강남 스타일이 비슷하지 않다는 점을 각종 자료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했고 결국 지난 6월 재판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음과 박자의 진행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 가사의 구체적인 문구에도 동일한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강남 스타일은 이씨의 곡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전혀 없는 별개의 독립된 저작물"이라고 판시했다.

싸이를 대리해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내며 표절 논란을 잠재운 곳은 법무법인(로펌) 중정이다.

중정은 지난 2012년 설립된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로펌이다. 대표변호사인 정경석 변호사의 이력만 봐도 중정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 정 대표는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교 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 전문가 단기과정을 수료하고 워싱턴대학교 지적재산권법과 정책 과정 법학석사(LL.M)를 마쳤다.

정 대표는 중정을 설립하기 이전에도 '태지향수'를 출시한 A화장품 회사를 상대로 서태지를 대리해 퍼블리시티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퍼블리시티권은 성명과 초상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다. 이 사건은 당시 사건명 자체에 퍼블리시티권을 최초로 사용해 법조계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법원은 대법원 판례가 없는 상황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쉽사리 인정하지 않았다. 또 소송 결과에 따라 A사의 상품 판매가 제한되므로 정 대표는 태지향수가 서태지의 성명권 등을 침해한다는 점을 명백히 입증해야 했다. 정 대표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한 법리를 내세워 A사가 더 이상 태지향수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결정을 받아냈다.

중정은 엔터테인먼트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꼽히는 정 대표의 지휘 아래 짧은 기간이지만 수많은 사건들을 대리해 현재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로펌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정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전문 로펌은 연예산업뿐만 아니라 K-팝과 드라마, 영화, 게임 등 한류 콘텐츠산업과 문화산업의 첨병 역할을 담당한다"며 "콘텐츠나 산업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법률적 지식, 언론에 노출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중정의 업무가 엔터테인먼트 분야 소송과 컨설팅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정 대표가 총괄 지휘하는 지식산업팀에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춘상 변호사가 정보통신, 개인정보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같은 팀 소속인 한 김태우 변호사는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 등을 대리하며 스포츠 산업과 마케팅, 프랜차이즈 등의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은행 출신인 이성우 변호사가 이끄는 금융소비자팀도 중정을 떠받치고 있는 한 축이다. 이 변호사는 삼화저축은행 후순위채 매입자들을 대리해 저축은행의 손해배상 책임을 이끌어 냈다. 저축은행 후순위채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아낸 것으로 후순위채 피해자들은 투자금액의 70% 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중정은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정 중소기업 인수합병(M&A) 중개기관과 중소기업 회생컨설팅 법무법인'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회생분야에까지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정 대표는 "중정은 공연·전시분야나 순수예술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기업구조개선 또는 기업회생분야로까지 전문성을 넓히고 있다"며 "앞으로 국제중재나 국제소송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해 작지만 강한 로펌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중정은 엔터테인먼트 전문로펌답게 변호사와 직원들이 최신 트렌트를 흡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한발 앞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다양한 문화생활과 전문 연수 및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He is…

△1973년 전북 전주 △전주고, 서울대 법대 △사시 38회(사법연수원 28기) △1999년 변호사 개업 △2000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2006년 법무법인 두우·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2008년 법무법인 세화 파트너변호사 △2012년 법무법인 중정 대표변호사 △2014년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정경석 대표변호사, "콘텐츠 배급·유통사업 진출 엔터 토털서비스가 목표"

박성규 기자

정경석(41·사진) 법무법인 중정 대표는 변호사업계에서 '엔터통'으로 통한다.

정 대표는 90년대 후반 인터넷 발달과 닷컴기업의 등장 이후 제기됐던 지적재산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일하면서 지금은 대기업이 된 연예회사나 게임회사,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분류 업무를 하면서 엔터테인먼트를 영화와 음악, 공연, 게임 등 산업별로 분류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분쟁사례집'을 내게 됐다.

미국에 유학을 갈 때에도 일반 과정이 아닌 지적재산권 전문 LLM을 택했고 귀국해서는 '지적재산권 이야기'라는 책을 내고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를 창립하기고 했다.

지난 2011년에는 미국 아이젠하워 펠로우십을 지원하면서 주제로 '컴퓨터게임법'을 제안했고 연수 이후에는 한국게임법학회를 창립하는 등 전문성을 끊임없이 키워왔다.

정 대표는 "지적재산권 영역과 콘텐츠 영역은 매우 흥미롭고 계속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개척한다는 성취감이 있었다"며 "콘텐츠 관련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나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영화진흥위원회 등의 관련 업무는 공공성도 띠고 있어서 보람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전문변호사로서 쉼 없이 달려왔지만 이루고 싶은 게 여전히 많다.

정 대표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분야 관련 법률적 자문과 소송을 대리해 주는 로펌의 역할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분야로 직접 진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중정은 현재 앱게임과 문화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정 대표는 "법무법인은 법률적인 조력 밖에 못하는 한계를 갖는다"며 "콘텐츠 배급·유통 사업에 진출해 엔터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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