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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못속여… 조카 셋과 무용단서 한솥밥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

제임스 전(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상임 안무가, 김인희 단장, 강석원·김성훈·김치훈 단원이 모여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발레시어터

"조카 세 명이 저희 부부가 운영하는 무용단에서 춤을 추고 있답니다. 일가 친척 다섯 명이 한솥밥을 먹는다는 것은 러시아 같은 나라에도 찾기 어려운 일이죠. 정말 피는 속일 수 없나 봐요." 27일 경기 과천시민회관 연습실에서 만난 김인희(46) 서울발레시어터 단장은 "뛰어난 실력을 가진 조카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지난 1995년 김 단장의 남편인 안무가 제인스 전(50)이 창단한 민간 발레단으로 국내 3대 무용단 중 하나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서울발레시어터에는 피를 나눈 가족들이 무려 다섯 명이나 함께 땀을 흘리며 실력과 전통을 쌓아가고 있다. 부부인 김 단장과 제임스 전은 물론 김 단장의 조카인 김치훈(30)ㆍ김성훈(27)ㆍ강석원(25)이 그들이다. 김치훈ㆍ김성훈 형제는 김 단장 친오빠의 아들이고 강석원군은 둘째 언니의 아들이다. 치훈씨는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단장님과 함께 무대에 섰기 때문에 이곳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가족이 하는 단체라는 생각보다 내 직장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만든 발레단이 14년이나 됐다는 것은 기적적인 일"이라며 "무용단 한 사람 한 사람이 실력을 쌓아 최고의 발레단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친동생인 성훈씨는 "가끔 형이나 동생과 리허설을 할 때 크고 작은 의견 차이로 다투기도 한다"며 "그래도 연습이 시작되고 몸을 굴리다 보면 언제 그랬냐 싶게 웃고 떠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김 단장과 제임스 전은 고모ㆍ이모, 고모부ㆍ이모부이기 전에 어려서부터 자신들을 훈련시킨 스승이다. 그런 이유로 평소 춤에 대한 열정과 연습량에 대한 '잔소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제임스 전은 "다들 실력은 나보다 훨씬 뛰어난데 자신들의 재능을 다 살리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며 "욕심을 내서 더 큰 것을 찾아먹으라고 본의 아니게 잔소리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반면 "저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이거 하라 저거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아이들과 단원들에게 좀 더 넉넉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막내인 석원씨는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과 같이 큰 발레단보다 여건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것은 하나도 없다"며 "이모와 이모부 밑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게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레에 대한 열정 하나로 똘똘 뭉친 이들이기에 서로의 위치와 입장은 달라도 가야 할 방향은 하나다. 이들은 한결같이 "수준 높은 발레를 대중이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들의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오는 30일 오후8시, 31일 오후5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신작 발레 '모단프로젝트-격정'을 선보인다. 이번 작업에는 조카 세 명이 모두 출연하고 제임스 전이 직접 안무를 담당했다. (02)3442-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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