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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경기 어디로] (3) 내수 호조의 허실

내수 지표 개선됐지만 소득정체등 악재 널려<br>민간 소비·설비 투자 빠른 회복세 불구<br>일자리 창출·저축률 하락등이 걸림돌로


“각종 내수 관련 지표가 나아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하반기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나 주가 상승 외에 명확한 개선 이유를 찾기 힘들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올들어 내수가 수출을 제치고 올 하반기 경기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출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 압력, 원자재 가격 강세, 미국 경기 경착륙 우려 등의 악재로 매달 두자릿 수 증가율을 이어갈 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반면 내수는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 3대 지표가 일제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문별 불균형한 설비투자 회복, 민간 건설의 침체, 저축률 하락 및 실질 소득 정체 등 악재도 널려 있어 이 같은 호조세가 유지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내수 관련 지표는 좋은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내수(재고 제외)의 GDP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의 1.0%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높아진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의 기여도는 0.6%포인트에서 마이너스 0.7%포인트로 돌아섰다. 실제 내수 지표는 올 들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2ㆍ4분기 0.6%(전기대비)에서 3ㆍ4분기 0.9%, 4ㆍ4분기 1.0%, 올 1ㆍ4분기 1.3% 등으로 3분기 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는 지난해 4ㆍ4분기 0.1%에서 올 1ㆍ4분기 4.0%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며 2005년 4ㆍ4분기(5.2%)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건설투자도 전분기 대비로는 올 1ㆍ4분기 1.2%로 비록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지난해 3ㆍ4분기 –0.1%에서 4ㆍ4분기 3.2%, 올 1ㆍ4분기 4.3%로 호조에 가까운 모습이다. 기업,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의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은의 1ㆍ4분기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3을 기록해 3분기만에 기준치인 100을 넘어섰고, 통계청의 2월 소비자기대지수와 소비자평가지수도 2개월 연속 상승했다. 한은의 5월 설비투자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01로 1년만에 100을 넘어서면서 설비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고 4월 제조업 업황 BSI도 85로 두달째 상승했다. 이에 대해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지난 1일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하반기부터 내수 부문이 활기를 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악재 널려있어 지속 여부는 불투명= 하지만 관련 지표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내수 호조세의 유지가 불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민간소비는 도소매 및 음식ㆍ숙박 등 서민들의 체감경기와 밀접한 부문이 살아나지 않는 게 부담 요인이다. 더구나 민간소비는 3월 들어 전년 같은 달보다 7.3% 늘었지만 전달보다는 0.3% 줄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 회복은 증시 활황 등에 따른 ‘부의 효과’가 큰 요인으로 보인다”며 “일자리 창출이나 임금상승률 저조, 저축률 하락 등을 감안하면 아직 추세를 짐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설비투자 증가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신 연구위원은 “올 1ㆍ4분기 설비투자 증가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업체의 투자 조기 집행, 새 은행권 발행에 따른 ATM 교체 수요 등 단기 요인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설비 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문별로 보면 기계류 투자는 빠르게 회복된 반면 운수 장비 부문은 침체를 지속하는 등 불균형한 회복세도 문제점이다. 침체를 탈출한 건설 투자도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민간 부문이 침체한 가운데 정부의 조기 재정 집행에 따라 공공 토목 부문이 주도한 게 우려 요인이다. 실제 올 3월 공공부문 건설기성은 16.0% 증가했으나 민간부문에서 3.6% 하락했다. 올해말 대선, 행정도시ㆍ기업도시의 본격화 등으로 전체 건설 투자는 늘겠지만 민간 부문의 위축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주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 관련 지표가 바닥을 찍고 개선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불확실한 요인이 많아 다시 침체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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