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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의 About Stage] 문화가 된 브로드웨이 티켓 할인 이벤트

선착순 판매·추첨에 관광객까지 몰려… 국내선 카드 할인 등 그쳐 혜택 부족

공연장 앞에서 로터리 티켓 추첨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nytix닷컴

뉴욕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킹키부츠''의 로터리 티켓과 당첨자 배지 /사진=CJ E&M

뮤지컬을 즐겨 보는 관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본 10만 원이 넘는 고가의 티켓은 여전히 큰 부담이다. 목 마른 자들은 그래서 스스로 우물을 찾아 나선다.

다양한 할인 혜택을 활용해 저렴하게 뮤지컬을 즐기는 알뜰 소비족이 늘어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잇따라 뮤지컬 티켓 1+1 혜택(자사 카드 결제 시)을 내놓고 있고, 뮤지컬 제작사는 SNS 친구 맺기를 한 관객에게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도 한다. 좋은 좌석 티켓은 최대 20만원까지 치솟는 상황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뮤지컬을 접하려는 소비자의 심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국 브로드웨이에도 싼 티켓을 구하려는 알뜰족이 있다. 이들의 무기는 근면과 체력, 그리고 운이다.

일찍 일어나는 관객은 러시(Rush)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러시 티켓은 공연장 매표소 오픈(대게 오전 10시)과 함께 선착순으로 10~20매 판매한다. 대개 좌석의 질은 떨어지지만, 저렴한 가격이 주는 매력이 더 크다. 뉴욕 엠베서더 극장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시카고'의 러시 티켓 가격은 27달러. 최고가석(147달러)과 최저가석(49.50달러)의 각각 5분의 1, 2분의 1 수준이다.

로터리(Lottery) 티켓은 운이 답이다. 공연 시작 2시간여 전 현장에서 응모권을 매표소에 내면 공연 시작 30분 전 추첨을 통해 당일 잔여 좌석을 할인 판매한다. 암표 방지를 위해 로터리 당첨 시 같은 공연의 로터리엔 1년간 참여할 수 없다. SRO(Standing Room Only)는 체력에 운까지 맞아 떨어져야 얻을 수 있다.



SRO는 오케스트라와 객석 첫 열 사이의 좁은 공간이나 고층 좌석 맨 뒤에서 공연 내내 일어서서 봐야 하는 입석 티켓으로, 전석(좌석 기준) 매진인 날만 공연 직전 판매된다.

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웨이 할인 티켓은 1990년대 흥행작 '렌트'가 오케스트라 맨 앞 2열 좌석을 선착순 할인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지갑 얇은 학생들이 밤새 매표소 앞에서 대기하다 싼 표를 거머쥐었고, 이것이 인기를 끌며 극장가에 퍼졌다. 최근 일부 공연이 인터넷 로터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티켓을 가장 싸게, 그리고 재미있게 구할 수 있는 곳은 현장뿐이다. 관광객들도 극장을 찾아 이색 체험할 정도라고 하니 이쯤 되면 극장 앞 할인 이벤트는 브로드웨이를 상징하는 놀이이자 문화다.

국내에선 킹키부츠 한국 공연이 로터리 티켓을 판매한 것 외에 브로드웨이식 현장 할인 이벤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관객층이 아직까진 한정된 데다 현장 구매가 거의 없다 보니 추첨 참여를 위해 공연장을 찾을 사람이 많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아직은 관객과 시장을 늘려야 하는 한국과 브로드웨이를 비교하는 건 무리지만, 공연 마니아를 위한 혜택과 현장의 놀이 문화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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