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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다양화 정책 및 고교선택제 등으로 고교평준화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대학 입시도 복잡해지면서 사설학원의 고입설명회가 대입설명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만원 사례를 보이고 있다. 25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하늘교육 주최 '특목고 및 일반고 선택전략 설명회'에는 3,000여명의 학부모가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일부 참석자들은 자리를 맡기 위해 1시간 전부터 설명회장에 입장, 김밥이나 빵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초등학생 학부형부터 학교∙학원 관계자들까지 참석하면서 200여명의 학부모는 정시에 맞춰 왔음에도 불구하고 복도에 앉거나 서서 설명회를 들어야 했다. 학원에 따르면 이날부터 서울을 비롯해 평촌∙일산∙분당∙부산 등 10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설명회에는 25일 기준 8,000여명이 참가신청을 했다. 지난해 설명회(3,600명) 대비 2배를 훨씬 넘는 수치다. 설명회 마지막 날인 오는 6월7일 전까지 신청을 계속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설명회 참가자는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학원 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고입설명회에 학부모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고입이 대입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고교다양화, 고교선택제, 학교 간 학력격차 심화 등의 요인으로 특목고 외 고등학교 진학에 있어서도 '선택'이 중요해졌고 이에 따른 불안감이 함께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일반고에 앞서 사전 지원할 수 있는 전기고가 외고 31개교, 과고 19개교, 영재학교 4개교, 국제고 6개교, 자율형사립고 51개교 등 전국에 111개교로 사실상 평준화는 깨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고교 간 수능성적 격차도 심하게 벌어지다 보니 특목고를 제외한 자율고∙일반고 선택을 두고도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1학년도 수능성적을 분석한 결과 학교 간 수능성적 표준점수 평균 격차는 2009학년도 57~73점, 2010학년도 60~73점, 2011학년도 61~76점으로 폭이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교 입시설명회의 주 타깃이 과거 특목고를 대비하는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서 최근에는 전체 예비 고등학생으로 확대되고 있다. 설명회 참가자들의 학교 유형별 선호도 분석결과를 봐도 선호도는 자율고가 40.4%로 가장 높고 외고 32.8%, 영재학교 12.7%, 과고 9.1%, 국제고 2.9%로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이날 설명회에는 특목고 외에도 자율고나 일반고 선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온 학부모들이 많았다. 아내와 함께 설명회에 온 손원열(52)씨는 "고입이 대입과 연결되다 보니 중3 아들의 고입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다"며 "자율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설명회 참석자도 "아이가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라 특목고나 자율고에 입학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일반고 선택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들어보러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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